10년만의 지도부 교체를 앞둔 중국에서 이념논쟁이 치열한 가운데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새삼 마르크스주의를 찬양하고 나서 주목된다. 다음달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당장(黨章∙당헌)에서 마르크스주의나 마오쩌둥(毛澤東) 사상을 삭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에 따른 좌파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인민일보는 25일 "마르크스주의가 중국에 뿌리 내린 뒤 90여년 간 하늘과 땅이 바뀌는 커다란 변화 속에서도 중국공산당은 시종일관 마르크스주의의 연구와 건설을 중시해왔다"고 밝혔다. 1면과 2면에 걸친 장문의 기사는 "2004년 이후 160개 팀이 3,000여명의 학자 및 수만여명의 관계자와의 토론을 거쳐 130여종의 교재를 출판하고 4,000여편의 논문을 내는 등 마르크스주의를 현대화하고 중국 특성화하는 성과도 이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 불황이 세계를 휩쓸고 중국 사회가 새로운 모순과 문제에 직면하면서 더욱 과학적인 이념이 필요하다"며 "마르크스주의를 더욱 심화,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또 "중국은 개혁 발전의 중요한 단계에 와 있다"며 "현 상태에 안주하지 말고 '개혁 피로증'을 극복, 13억의 행복과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미래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마오쩌둥을 칭송하는 특집기사를 냈다. 통신은 55년 마오가 일명 '쥐새끼 청소'라는 이름 하에 측근 비리를 척결한 일화를 사진과 함께 대대적으로 소개하며 그의 혁명 정신을 강조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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