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스스로 인터넷 세계의 ‘유엔’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구글맵에서 독도 표기를 삭제한 것도 이같은 맥락입니다.”
구글의 정보통제를 비판한 책 ‘두 얼굴의 구글’ 저자인 스콧 클리랜드 전 미 국무부 정보통신담당 부차관보는 25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2차 구글 이슈 포럼’에서 구글이 막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국가의 주권을 넘어서는 초월적 존재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했다.
한국개인정보보호협의회 주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그는 “구글이 이틀마다 생성해 내는 정보량은 5엑사바이트(EBㆍ기가바이트의 10억배)로, 이는 인류가 생긴 이래 2003년까지 생긴 정보의 양과 맞먹는 엄청난 규모”라며 “이를 악용하는 걸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구글의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리랜드의 지적대로 구글의 정보 지배력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 현재 전세계에서 구글 이용자는 월 10억명이며 검색시장 점유율 역시 89%로 절대적이다. 게다가 최근엔 검색을 넘어 동영상,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가 지적한 구글의 가장 큰 문제는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의지 부족. 속도 중심의 검색서비스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핑계로 개인정보 보호를 등한시 한다는 것이다. 클리랜드는 “구글은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정보를 하나의 통합된 개인정보로 관리하는 한편 정보수집에 앞서 사용자의 허락을 구하는 행위조차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각국 정책당국에 대한 쓴소리와 함께 대응책도 주문했다. 구글이 잇따른 인수합병을 통해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하는 건 관련 당국자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구글은 이제 정보에 대한 보호의무나 기준까지도 자체 기준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사실상 주권침해 행위나 다름 없는 만큼 개인정보보호에 관해 자국법을 준수하도록 구글에게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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