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쿵푸 팬더' 파블로 산도발(26)이 한 경기 3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포효했다.
산도발은 25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에서 4타수 4안타(3홈런)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산도발의 3홈런에 힘입은 샌프란시스코가 8-3으로 승리했다. 월드시리즈 1경기에서 3개의 홈런은 역대 메이저리그 5번째다. 전설적인 타자 베이브 루스가 두 차례(1926, 1928), 레지 잭슨(1977), 알버트 푸홀스(2011)가 각각 한 차례만 기록했을 정도로 희귀한 기록이다.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산도발은 1회 2사에서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사이영상을 받은 저스틴 벌랜더(29)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산도발은 지난 7월 열린 올스타전에서도 벌랜더에게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때려내며 내셔널리그의 승리를 이끈바 있다. 당시의 승리 덕분에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1,2,6,7차전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수 있었다.
기세가 오른 산도발은 2-0으로 앞서던 3회말 2사 1루에서 바깥쪽 공을 그대로 밀어 쳐 좌월 투런 아치를 쏘아 올렸다. 홈런을 내준 벌랜더조차 "와우"라는 탄성이 나왔을 정도로 엄청난 한방이었다. 2연타석 홈런으로 벌랜더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그는 5회말 바뀐 투수 앨버커키의 3구째 낮은 슬라이더를 받아 쳐 중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3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산도발은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관중의 환호에 커튼 콜을 했다. AT&T 파크를 가득 채운 4만2,855명의 팬들은 그를 향해 기립 박수를 보냈다. 산도발은 7회말 1사 2루에서 4연타석 홈런에 도전했지만 중전 안타를 때려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타선에 산도발이 있었다면 샌프란시스코의 선발 좌완 배리 지토(34)의 역투도 눈부셨다. 낙차 큰 폭포수 커브를 앞세운 지토는 5.2이닝 6안타 1실점으로 생애 첫 월드시리즈에서 기분 좋은 승리 투수가 됐다.
경기 후 산도발은 "내 자신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비록 하루 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우리 팀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베네수엘라 출신 산도발의 맹활약에 고무된 휴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홈런 3방을 날린 산도발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고 축하의 메시지를 남겼다.
샌프란시스코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기적적인 3연승을 거둔 기세를 이어가 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월드시리즈 2차전은 같은 장소에서 26일 열린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