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액 2,300억원 규모인 한 코스닥 상장 업체 대표와 임직원들이 삼성디스플레이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아몰레드ㆍAMOLED) 설비 기술 일부를 중국 경쟁업체에 넘겼다가 적발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시장의 97%를 점유하고 있다.
경기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는 25일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업체인 A사 대표 정모(49)씨 등 임직원 5명과 법인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지난해 10월 중국 B사의 아몰레드 설비 입찰에 참여해 삼성디스플레이 아몰레드 제품 설비개요도 등을 제안서로 제공하는 식으로 일부 기술을 유출한 혐의다. A사는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관련 기술을 유출했지만 B사 설비 입찰에서는 일본 업체가 선정됐다. 이들이 유출한 ‘엑시머레이저 결정화 설비’(ELA)는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기판에 흐르는 전기 이동도를 높여주기 위해 레이저를 이용하는 기술로 지식경제부가 2010년 12월 첨단기술로 고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사와 지난 4년간 약 50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ELA 기술을 공동 개발했으며, A사는 삼성과 2010년 12월부터 2년간 독점계약을 맺었다. A사는 그 동안 삼성디스플레이에 1,400억원 상당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제품을 독점적으로 납품해왔다.
이에 대해 A사측은 “발주 과정에서 제출한 제안서의 극히 일부분에서 기술 유출 가능성이 제기돼 경찰 수사를 받았다”며 “그러나 의도적인 기술 유출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A사의 기술 유출 소식이 코스닥시장에 알려지면서 A사의 주가가 하한가까지 폭락했다.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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