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4일 정치쇄신안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안 후보가 전날 내놓은 국회의원정수 및 정당 국고보조금 축소,중앙당 폐지 방안을 두고 두 후보는 대립각을 세웠다.문후보가 “바람직한 것인지도 의문이고, 우리 정치를 발전시키는 방안인지도 좀 의문”이라고 비판하자, 안 후보는 “일반 국민과 정치권의 생각에 엄청난 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쏘아붙였다.정치쇄신이 후보 단일화의 전제조건이란 점에서 이 같은 논쟁은 더욱 가열되는 양상이다.최근까지 두 진영의 대리인들이 설전을 벌인 것과 달리 이날은 후보들이 전면에 나선 것이다.단일화 경쟁에서 기선을 잡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이런 가운데 단일화 중재 역할을 자임한 조국 서울대 교수는 두 후보의 정치개혁안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그는 문 후보에 대해“정당혁신 방안을 왜 4·11 총선 때 얘기하지 않았느냐”며“수세에 몰려 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지적했다.안 후보의 개혁안에 대해선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촘촘한 대표성을 유지하는 데 현재 국회의원 수도 많지 않다”며 “좋은 의도도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조교수는 이날 문 후보캠프가 개최한‘ 정치혁신 국민대담회’에 참석해 “문 후보와 안 후보 간단일화 결렬 징조가 보인다면 촛불시위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24일정치개혁 방안을 놓고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향해 “좀 더 깊은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안 후보가 후보 단일화의 대상임을 감안해 최근까지가급적 비판을 삼가던 것과는 사뭇 다른 태도이다.단일화 고지 선점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이다.문 후보는 국회의원 정수와 정당 국고보조금을 줄이고 중앙당도 폐지하자는 안 후보의 주장에 대해“국민과 정치권의 동의를 모을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현실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우리 정치를 발전시키는 방안인지도 좀 의문”이란 말도 했다. 말은 점잖았지만 안 후보의 주장이 비현실적이란 얘기다.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문 후보는 개혁에 주목적이 있어야지 정치를 위축시키는 쪽으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 같은 충돌 속에 문후보는 이날 부패 척결을 위한 고강도 처방전을 내놓았다.정치개혁과 검찰개혁에 이어 정치혁신 3대 시리즈를 완성함으로써 쇄신 주도권을 잡아가겠다는 의지다.문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개혁 의지를거듭 천명했다.그는“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심정으로 정치권에 들어왔다”면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소명을 받아들이는 순간 문제가 있는 곳 한가운데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다분히 정치권과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 안 후보를 겨냥한 얘기다.문후보는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을‘5대중 대부패 범죄’로 규정한 뒤 이에 해당하는 범죄자에 대해선 “대통령의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또 이들 범죄의 경우 국민참여 재판과 집행유예 금지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그는 특히 이들 5 대 범죄와 함께 부동산 투기·세금 탈루·위장전입·병역 비리·논문 표절 등 5대 조항에 해당할 경우“법제화를 통해 공직자로 임용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공직자의 도덕성 기준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뜻이다.그는 또 국가청렴위원회부활과 대통령 친인척까지 재산공개 대상 확대, 공익신고자 보호제도 강화,공직자의 유관기관 취업 대상 범위 확대 방안도 제시했다.
양정대 기자
안철수무소속후보측은 24일 안후보가 전날 제시한 정치개혁안에 대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등 정치권이비판하자 “기득권의 반발”이라며 역공에 나섰다.정치 쇄신을 고리로 한문 후보 측과의 단일화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안 후보는 이날 청년 아르바이트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정치개혁에 대한 여러 반응들을 보며 일반 국민과 정치권의 생각에 엄청난 괴리가 있다는 생각이들었다”며“정치권부터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다른 사람들의 고통 분담과 기득권 내려놓는 것을 요구할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민의를 반영하지 않고 현장의 문제를 풀지 못하는 정치권이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정치개혁안을) 말씀드린 것”이라며“정치권은 지금 왜 국민들이 정치권에 대해 실망하고 있는지 좀 더 엄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안 후보는 문 후보의 비판에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국민들이 진정으로 어떤 것들을 원하는지 정치권에서는 잘 새겨들어야 한다”며“정치권부터 솔선수범해서 내려놓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안 후보 측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도“개혁의 출발은 기득권 포기로 시작돼야 한다”며“국회와 정당이 특권을 내려놓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유민영 대변인은“기득권의 반발은 예상했던 일”이라며“기득권을 지키려는 어떠한 움직임에 대해서도 당당하고 의연하게 맞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그는“헌법기관인 국회의원 위에 군림하는 중앙당을 그대로 두고,공천헌금 등 비리 구조를 양산하는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새 정치’를 모토로 내건 안 후보 측은 정치개혁안을 둘러싼 논란이 나쁠 게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비판 여론이 큰 데 대해 부담을 느끼는 기류도 감지된다.안 후보 캠프의 정치혁신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정치개혁이라는 게 일방적으로 하기 어렵다”며“국민들의 생각도 중요하기 때문에적절한 선에서 절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여지를 뒀다.
정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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