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법원이 또 한번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멀티 터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내린 것. 삼성전자는 유럽에서 벌어진 특허 소송에서 잇따라 승리하며, 미국 이외 지역에서만큼은 확실한 우위를 굳히는 분위기다.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은 24일 애플이 제기한 '멀티터치 플래그' 특허 침해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멀티터치 플래그 기술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화면에서 내용을 복사할 때, 복사하려는 부분을 두 손가락을 지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애플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5종의 제품이 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네덜란드 1심 법원은 이날 판시를 통해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모두에서 애플의 멀티터치 기술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법원은 작년 8월 애플이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에서도 이 특허를 삼성이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지난 6월 네덜란드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표준특허(1건) 침해 소송에서 삼성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네덜란드에서의 본안 소송에서 2연승을 거두게 됐다.
삼성전자는 유럽 지역에서 애플에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애플은 디자인 특허에 이어 상용특허까지도 무력화되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지난달 독일 만하임 법원도 삼성전자가 애플의 멀티터치 플래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으며 지난 18일에는 영국 법원의 디자인 특허 관련 항소심에서도 완승을 거둔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애플이 더 이상 유럽에서 멀티터치로 경쟁사 발목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디자인 특허에 이어 상용특허마저 힘을 잃어 애플의 전략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 특허청이 '바운스백' 관련 특허가 무효라는 잠정 결정을 내리는 등 미국에서의 분위기마저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 이런 가운데 오는 25일(현지시각)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발표할 삼성전자와 애플의 예비 판정이 미국에서의 특허소송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을 선보일 것이며 모바일 업계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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