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it all at once together' 작문 시간에 이렇게 글을 썼다가는 난리가 난다. 'All at once'는 '한꺼번에'라는 뜻이고 'together'는 '함께'의 뜻이어서 결과적으로는 '똑같은 표현을 반복(tautology)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글쓰기 최악의 지적 사항이다. 뉴욕타임즈나 워싱턴포스트 등의 신문 400-500단어 분량 논설에서는 동의어 반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동의어 반복이 들어간 글은 글의 효과를 반감시키기 때문에 눈 여겨 봐야 할 요주의 항목이다.
그런데 이러한 금기에도 불구하고 동의어 반복 문장이 버젓이 불변의 표현처럼 정착한 예가 있다. 'Business is business'나 'That's what that is'등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이는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라는 뜻의 말이고 '일은 일이다'는 의미의 표현인데, 문장 구조와 반복을 떠나 의미 효과 때문에 상투 어구가 됐다. '다 그렇지요, 뭐'라는 의미의 후자도 '그게 그거'라는 평이한 문장이 하나의 고사성어처럼 굳어진 말이다.
과유불급이라는 영어 표현 'It's best not to overdo it'은 'overdo'라는 말과 'not'의 결합으로 결국 'normal doing'의 표현이 됐다. 이것은 'best'가 되는 의미의 분석을 요한다. 익히 들어온 'What's right is right(옳은 건 옳은 것)', 'Enough is enough(그만하면 됐다)'등의 말도 반복 어구의 집합이다. 그러나 '그럼 그 때 가서 보자'는 의미의 'I'll see you when I see you'는 한참 음미해야 참뜻을 알 수 있다.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의 영어 표현 'We don't know what we don't know' 구조도 여전히 반복 어구다. 'What's been done can't be undone(이미 엎질러진 것은 어쩔 수 없다)'와 'We'll get there when we get there(때가 되면 도착한다)', 'When you're dead you're dead(때가 되면 죽는다)'등의 표현 모두가 흥미로운 문장이다.
단순한 고사성어나 격언, 속담과 비교해 이러한 독특한 구조와 의미로 이뤄진 어구가 갖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표현은 반복의 특성 때문에 전달력이 좋다. 'I'm right here (내가 바로 여기 있는데 무슨 소리냐)'의 전후 연결도 그렇고, 'I have said what I have said'의 표현처럼 '내가 말한 건 말한 것이다'라는 말의 반복이 주는 엉뚱한 효과 등은 여전히 수사학 이상의 관심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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