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형서비스(SNS)는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 까. SNS를 통해 뉴스를 접하거나, 맛집을 찾거나, 이런저런 쿠폰을 모으는 건 어렵지 않지만 그 이상의 것도 할 수 있을까.
SNS만으로 뉴욕여행에 나선 3명의 광고회사 직원이 있다. SK계열 광고회사 SK마케팅앤컴퍼니에서 광고기획을 담당하는 김세웅(30), 김아영(25), 이지영(25)씨. 이들은 숙소선택부터 식당선정, 현지투어, 관광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SNS를 활용한 6박8일간의 뉴욕 여행을 마치고 21일 돌아왔다.
이들이 'SNS만으로 뉴욕 다녀오기'라는 무모한 도전에 나선 건 사내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탐방주제와 방문지역을 선정, 자유롭게 문화체험을 하는 '트렌드 트립' 프로그램에 SNS 뉴욕여행계획을 담은 '소셜 트립 인 뉴욕(social trip in New York)' 주제로 응모를 했는데, 덜커덕 아이디어가 채택된 것. 이지영씨는 "여행의 모든 것에 참여, 공유, 재미라는 특성이 있는 SNS를 더해 차별화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여행의 시작은 숙소예약. 9월초 미국 민박공유서비스인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브루클린에 위치한 3층집 중 1층 전체를 빌렸다. 여행 도시와 기간을 입력하면 숙박이 가능한 집들이 뜨고, 예약과 확약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중간에 여행사가 소개업소를 끼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간단한 질문들은 즉각 피드백도 받는다.
뉴욕에 도착한 이들은 가이드북이나 지도를 펼치지 않았다. 무조건 휴대폰에만 의지한 채 맨해튼을 찾았다. 특정장소를 찾아갈 때는 스마트폰 상의 구글 맵을 이용했고,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 다녔다.
명소에 대한 설명도 스마트폰이 담당했다. 김세웅씨는 "맨해튼 남쪽 배터리파크에서 응용소프트웨어인 '위키튜드'를 실행한 다음 카메라로 공원과 멀리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을 비추자 각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왔다. 굳이 가이드북을 볼 필요가 없었다"고 전했다.
식사는 위치기반 커뮤니티서비스와 음식점 정보를 결합한 소셜푸드서비스인 '푸드스팟팅(FoodSpotting)'을 활용했다. 이들은 타임스퀘어에서 가장 가까운 맛집으로 추천된 일본 라면집인 '토토 라멘'을 가기로 결정했고, 스페셜 메뉴에서 받은 50%할인 쿠폰으로 돈까지 절약했다. 김아영씨는 "30분 정도 기다려서 먹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현지인들 사이에도 소문난 맛집이었다"며 만족해 했다.
출출할 때 길거리에서 사먹는 간식들도 여행의 별미. 하지만 이 역시 트위트잇(tweat.it)이라는 사이트가 해결해줬다. 이 곳에 들어가면 뉴욕 거리에서 성업중인 와플, 프레즐 등을 파는 푸드트럭들의 위치가 나오는데, 심지어 이동시간까지 확인이 가능했다.
뉴욕커들과 직접 만나는 기회도 잡았다. 여행자들에게 지역 주민들과 함께 운동할 수 있도록 연계해 주는 소셜스포츠서비스인 '고리세스(Gorecess)' 덕분이었다. 여행하고 있는 지역과 운동하고 싶은 날짜를 입력하자 고리세스와 제휴를 맺은 요가, 헬스, 필라테스 시설 정보가 떴다. 이들은 72번가의 필라테스, 댄스 피트니스 교실을 찾아 1시간 운동을 하고 지역 주민들과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이번 여행을 통해 SNS의 활용영역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훨씬 이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단순히 정보차원을 넘어 인종, 지역, 성별, 나이를 초월해 심리적 장벽을 무너뜨리는 도구로서 일상화되어 가고 있음을 느꼈다"며 "IT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우리나라에도 적용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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