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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월 25일] 국립 서울대가 '본고사' 논란에 휩싸여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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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월 25일] 국립 서울대가 '본고사' 논란에 휩싸여서야

입력
2012.10.2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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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입시전형 요강과 출제문제는 모든 대학의 주목을 끈다. 서울대가 전형방법을 바꾸면 주요 사립대가 뒤따르고, 얼마 안가 전국의 대학들로 퍼지는 게 관례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대학일 뿐 아니라 국가 교육정책을 앞장서 구현하는 국립대학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선도(先導)대학'이라고 불리는 까닭이다. 서울대 입시가 기회균등의 원칙과 공교육 지향 등 본래의 목적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헌데 이 같은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를 거스르는 실망스러운 일이 전해졌다.

서울대가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62.3%를 차지한 특기자전형에서 구술면접 문제의 절반이상을 대학과정에서 출제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자연계 구술면접 시험에 출제된 57문항 가운데 50.9%인 29문항이 대학수준의 문제였다. 일반고 교사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문제가 수두룩했고, 과학고 교사들도 풀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당연히 일반 학생보다는 과학고 학생이나 경시대회 준비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지난 2년간 구술면접을 치른 자연계 특기자전형 합격자 가운데 특목고 출신이 거의 절반을 차지한 게 다 이유가 있었다.

말이 구술면접이지 실제로는 문제풀이 과정과 정답을 요구하는 본고사 형태인 점도 문제다. 구술면접은 수험생이 시험지를 받고 30분 동안 문제를 푼 뒤 전공교수 앞에서 15분 동안 풀이과정 등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창의적ㆍ논리적 사고를 측정하겠다는 구술면접 전형의 취지를 넘어 사실상의 지필고사나 다르지 않다.

사립대도 아닌 국립대인 서울대가 본고사를 금지한 고등교육법 시행령 위반 논란에 휩싸이는 건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부추기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실태조사를 벌여 시정명령 등 제재를 가해야 한다. 서울대가 학부모와 수험생들에게 실망을 안기는 일이 반복되면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서울대 개혁을 골자로 한 국공립대 개혁안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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