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24ㆍ187㎝)이 이끄는 서울 SK가 프로농구 코트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SK는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2~13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김선형의 공수에 걸친 맹활약에 힘입어 고양 오리온스를 80-58로 완파하고 4승1패로 인천 전자랜드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개막전 패배 이후 4연승의 거침 없는 기세다. 서울 SK가 4연승을 거둔 것은 3년만이다.
경기 전부터 관심은 김선형과 전태풍(32ㆍ180㎝)의 '에이스 맞대결'에 쏠렸다. 지난 시즌 슈팅 가드에서 올 시즌 포인트 가드로 변신한 김선형은 기대 이상의 맹활약으로 SK의 대들보로 자리매김했다. 혼혈 선수로 2009년 귀화한 전태풍은 2010~11 전주 KCC의 우승을 이끄는 등 지난 세 시즌간 프로농구 최고 포인트 가드로 명성을 떨쳤다.
양팀 감독도 경기 전 김선형과 전태풍이 승부의 키를 쥐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문경은 SK 감독은 "오리온스는 전태풍에서 시작해서 전태풍으로 끝나는 팀"이라고 말했고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상승세의 김선형을 물량 공세를 펴서 봉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팽팽할 것으로 예상됐던 양팀 에이스의 대결은 싱겁게 끝났다. 김선형은 12점 6어시스트 3스틸로 6점 5어시스트 1스틸에 그친 전태풍에 완승을 거뒀다.
양팀 사령탑은 초반 에이스의 정면 대결을 택하지 않았다. 오리온스는 전태풍을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한 채 정재홍(178㎝)을 김선형에 붙였고 SK는 1쿼터 5분 54초 만에 김선형을 벤치로 불러 들이고 권용웅(186㎝), 변기훈(187㎝)이 번갈아 전태풍을 상대하도록 했다.
김선형과 전태풍은 2쿼터 종반에야 얼굴을 마주했다. 전반 종료와 함께 김선형이 멋진 버저 비터로 기선을 제압했다. 41-34로 앞선 2쿼터 종료 3.3초를 남기고 전반 마지막 공격에 나선 김선형은 버저 소리와 함께 장거리 3점 슛을 던졌고 볼은 깨끗하게 림으로 빨려 들었다.
3쿼터에서도 김선형이 전태풍을 압도했다.
3쿼터 초반 송곳 패스로 골 밑의 애런 헤인즈, 김민수의 득점을 배달한 김선형은 종료 4분 15초를 남기고 깨끗한 3점 슛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50-37로 벌렸다. 이어 오리온스가 59-48로 따라 붙은 종료 2분 56초를 앞두고는 프런트 코트에서 정재홍의 볼을 가로채며 흐름을 끊었다. SK는 3쿼터를 61-48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고 4쿼터에 점수 차를 더 벌리며 낙승했다.
김선형은 경기 후 "맞대결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앞서 전반에는 실수가 많이 나왔지만 후반 들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전태풍과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승리한 소감을 밝혔다. SK 박상오(196㎝)는 3점 슛 3개 포함 15점, 김민수(200㎝)는 16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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