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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베츠의 영화를 무대로… 배우의 숨결이 대형 스크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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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베츠의 영화를 무대로… 배우의 숨결이 대형 스크린에

입력
2012.10.2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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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 반 호프(Ivo van Hoveㆍ58). 한국에는 낯설지만, 요즘 유럽에서 가장 혁신적인 연출가로 손꼽히는 이름이다. 세계 연극의 최신 흐름을 보여주는 좋은 작품을 꾸준히 소개해온 LG아트센터가 그의 대표작 '오프닝 나이트'를 11월 1~4일 선보인다. 그가 예술감독으로 있는 네덜란드 극단 토닐그룹 암스테르담이 와서 공연한다.

이보 반 호프가 유럽과 미국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몇 년 안 됐다. 2007년 고대 로마를 배경으로 한 '줄리어스 시저' 등 셰익스피어 연극 3편을 엮은 6시간짜리 대작 '로마 비극 3부작'을 발표해 세계적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연극 연출가로서 셰익스피어를 비롯해 몰리에르ㆍ체호프ㆍ입센 등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을 해왔다. 연극뿐 아니라 뮤지컬 '렌트', 모차르트ㆍ바그너ㆍ알반 베르크의 오페라도 연출했다.

매우 현대적이고 세련된 무대가 이보 반 호프 연출의 특징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무대를 선보여 왔다. 영화광이기도 한 그는 20대 시절 자신을 사로잡았던 루키노 비스콘티, 잉마르 베리만, 피에르 파졸리니 등의 영화 여러 편을 연극으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카메라와 영상 등 영화적 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번 작품 '오프닝 나이트'는 미국 독립영화의 대부 존 카사베츠의 동명 영화를 무대화한 것이다. 2006년 암스테르담에서 초연했다.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의 표정과 숨결까지 생생히 포착한 실시간 영상을 대형 스크린에 비춰 연극을 보면서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신작 공연을 며칠 앞둔 한 여배우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이 줄거리다. 자신의 실제 삶과 너무나 닮은 배역을 맡게 된 중년의 여배우가 어린 소녀 팬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환영에 시달리며 점차 착란에 빠져든다. 공연을 앞둔 배우의 심리 상태와 삶의 고민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작품이다.

선임기자 mhoh@hk.co.kr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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