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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윤기 2주기… 첫 장편소설 '하늘의 문' 재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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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윤기 2주기… 첫 장편소설 '하늘의 문' 재출간

입력
2012.10.2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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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자 번역가였던 고(故) 이윤기의 첫 장편소설 이 2주기를 맞아 재출간됐다. 1994년 첫 출간 당시 책 표지를 만든 정병규씨가 다시 북디자이너로 참여했고, 문학평론가 황현산, 이남호, 시인 배문성 씨가 발문을 붙였다. 정씨는 이윤기 작가 최초의 역서 을 발간한 홍성사의 주간으로, 황 씨는 이 씨가 학생잡지 기자로 지내던 시절 같은 출판사의 여성잡지 의 기자로 일하며 작가와 평생의 벗이 됐다.

21일 기자들과 만난 정병규씨는 "2004년 이윤기가 나를 찾아와 두 가지 제안을 했다. 하나는 출판사를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첫 책으로 을 재출간하자는 것이었다"며 "작년 1주기 때 2004년이 출간 10년째였다는 걸 알았다. 어떻게 이 한을 풀어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 맨 처음 이 소설을 낸 출판사 열린책들에서 재출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은 작가 이윤기의 자전적 요소와 더불어 삶 속에서 체득한 철학이 녹아있는 작품이다. 작가 스스로 '개인적 경험과 소설적 허구 사이에 위치한 이 글은 나 자신과 내가 지어낸 인물의 공동 체험담'(작가의 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작중 화자 이유복의 성장기부터 월남전 체험, 문필생활, 미국과 일본으로 이어지는 방랑기는 작가 자신의 인생과 맞물려 있다. 이 소설 집필 당시 조총련 간부였던 숙부의 행방을 찾아 고뇌했던 모습도 소설에 녹아 있다. 개별적 에피소드들이 강한 개성과 완결성을 가지고 있는 이 소설은 작가의 경험과 사유, 하고 싶었던 말들을 유감없이 다 쏟아내고 있어 이윤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정 씨는 "작가 이윤기는 묘하게 얼룩이 진 근대인이었다"며 "이 소설은 한 청년이 살아온 이야기가 한국현대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교양소설"이라고 소개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자신이 독학으로 체득한 온갖 범위의 이야기를 감칠맛 나게 들려준다. 황현산 씨는 "이윤기는 원리주의자이자 근본주의자다. 세상이 제일 처음 생겼을 그 당시를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윤기 언어의 상상력은 경상도 산골마을"이라고 설명했다.

발표 당시 3권 분량으로 출간이 됐다가 절판된 소설은 이번에 1,088쪽 분량의 한 권으로 재출간되며 작가연보를 추가했다. 2주기를 맞은 23일 경기도 양평 고인의 옛 작업실에서 추모회 겸 출판 기념회도 열렸다. 정병규씨를 비롯해 화가 임옥상, 만화가 최정현 씨, 강무성 열린책들 주간 등이 참석해 재출간본을 봉헌하고, 회고담을 낭송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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