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중앙에서 벌어진 패싸움은 일단 흑이 이겼지만 대신 상변에서 흑 대마의 생사가 걸린 엄청나게 큰 패싸움이 벌어졌다. 문제는 패감인데 워낙 큰 패라 흑백 모두 자체 패감 밖에 쓸 수가 없다. 두 선수가 1부터 12까지 두어 차례 자체 패감을 교환한 후 김지석이 13으로 단수 쳐서 대마가 살자는 패감을 쓰자 박진솔이 이를 불청하고 14로 백 한 점을 빵따내 버렸다. (6 12 … △, 9 … 3) 어차피 그 쪽은 또 패가 되기 때문이다.
김지석이 15(1)로 패를 따냈지만 16도 엄청나게 큰 패감이어서 17로 받지 않을 수 없다. 박진솔이 18(2)로 패를 되따내자 흑은 이제 마땅한 패감이 없다. 한참 고민하다 19로 하변을 뚫는 패감을 썼지만 이 정도 패감을 백이 받아줄 리가 없다. 박진솔이 20으로 시원하게 패를 해소해 결국 상변 흑 대마가 고스란히 다 잡혔다. 이렇게 되고 보니 상변 일대 백집이 엄청나게 커서 가히 일당백이다. 백이 단박에 형세를 만회했다.
이후의 실전 진행이 다. 김지석이 패의 대가로 하변을 돌파했지만 이 정도로는 도저히 상변의 손해가 벌충이 안 된다. 이제는 흑이 우세하다고 큰소리 칠 수 없는 국면이 됐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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