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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대목장, 반만년 만의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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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대목장, 반만년 만의 첫 만남

입력
2012.10.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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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3국은 저마다 특색 있는 목조건축을 발전시켜왔다. 이들 3국의 전통 건축기법은 시대상과 도구에 따라 다소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중국은 화려하고 웅장함, 일본은 정교함과 섬세함으로 표현된다. 우리는 두 나라의 장점을 아우르며 단아함과 주변 공간과의 조화를 추구했다.

이런 한ㆍ중ㆍ일 목조건축을 대표하는 대목장(大木匠: 목조건축 최고책임자)들이 자국의 건축세계를 들고 경기 수원시에 모인다.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동북아시아지만 아직까지 삼국의 대목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어떠한 기록이나 역사적 사실은 아직 없다. 그야말로 5,000년 만의 만남이다.

수원화성박물관은 24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한ㆍ중ㆍ일 전통목조건축 대목장의 세계'를 주제로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들은 전시회와 학술발표회를 통해 서로의 건축세계를 비교하고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신응수(70) 대목장이 나선다. 신 대목장은 중요무형문화재(제74호)로 최원식-조원재-이광규로 이어지는 궁궐건축 기문(技門)의 계승자이다. 17세에 목수의 길로 들어서 1975년 수원화성 장안문 공사 때 처음으로 도편수(우두머리 목수)를 맡으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창경궁과 창덕궁, 경복궁, 광화문 복원공사의 도편수를 두루 맡았고, 현재는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 복원공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리융거(李永革) 대목장이 대표로 참가한다. 리 대목장은 명ㆍ청조의 궁궐이자 세계문화유산인 베이징의 자금성 수리보수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자금성 제1대 대목장 마진고, 제2대 대목장 조숭무와 대계추의 뒤를 잇는 궁목수이다.

일본에서는 오가와 미츠오(小川三夫) 대목장이 온다. 오가와 대목장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로 전해지는 법륭사 궁목수인 니시오카 츠네카츠의 뒤를 이은 유일한 제자다. 22세의 늦은 나이로 니시오카의 제자가 된 오가와는 법륭사 삼중탑 재건공사에서 첫 도편수를 맡았고, 현재 궁목수 교육기관인 이카루카공사를 운영 중이다.

이 세 명은 25일 직접 자신의 목조건축세계와 건축기법을 발표하는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고, 전시회 기간 중에는 이들의 건축도구와 저서 등이 전시된다. 또 동아시아 목조건축을 주도한 경복궁 근정전, 자금성 태화전, 법륭사 건축양식이 모형으로 전시된다.

오선화 수원화성박물관 학예사는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동아시아 목조건축물이 누구에 의해 설계ㆍ시공됐고, 현재까지 전승됐는지를 묻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목조건축의 주역인 대목장들을 조명하고, 이들 간의 학술교류는 물론 제자들을 통한 인적 교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원=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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