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 알려졌던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41· 미국)이 자신이 차지했던 7개의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 타이틀을 모두 박탈당했다.
AP통신은 22일(한국시간) 국제사이클연맹(UCI)이 성명을 통해 "암스트롱의 약물 복용 혐의를 입증하는 미국반도핑기구(USADA)의 보고서를 받아들이기로 했으며 이 내용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팻 맥콰이드 UCI회장은 "암스트롱의 만행은 충분히 처벌받을 만하며 사이클계에 더 이상 그의 흔적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UCI의 이번 결정에 따라 1999년부터 2005년까지 투르 드 프랑스 7연패를 달성한 암스트롱의 기록은 공식적으로 박탈됐다. 암스트롱은 기록 박탈과 함께 영구제명 됐다. 앞서 투르 드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프뤼돔 조직위원장은 UCI가 어떤 결정을 하든지 따를 것이며 암스트롱의 기록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암스트롱은 앞으로도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획득한 동메달을 박탈 당하는 등 추가제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고, 후원사나 미국 정부와의 법적 분쟁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USADA는 지난 8월 암스트롱이 14년간의 선수 생활 동안 쌓은 모든 수상 기록을 삭제했으며 앞으로 경기 출전은 물론 사이클 코치 활동도 금지시킨 바 있다.
1996년 고환암을 선고 받은 암스트롱은 수술과 화학 요법을 통해 이를 극복해냈다. 특히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투르 드 프랑스에서 7연패를 달성하며 '인간 승리의 표상'으로 평가 받았다.
마라톤 주자로 변신해 자선활동까지 펼쳐온 그는 지난 2008년 다시 현역으로 복귀한 뒤 꾸준히 제기되는 약물 복용 의혹과 싸워야 했다.
암스트롱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지난 10일 USADA가 그의 약물 복용 혐의를 입증하는 보고서를 전격 발표하면서 '사이클 황제'의 어두운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보고서에는 암스트롱이 속했던 팀 US포스탈의 동료 11명의 증언과 암스트롱의 혈액이 변한 것이 도핑의 결과라는 전문가 소견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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