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1ㆍ퀸스파크 레인저스)이 낯선 배역에 여전히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2012~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개막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새로운 팀에서 '주연'다운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시절 박지성은'빛나는 조연'이었다. 하지만'조연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고정적인 배역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팀이 퀸스파크 레인저스(QPR)다.
QPR은 박지성의 고정 출연을 보장했다. 게다가 조연이 아닌 주연이었다. 주장 완장까지 채워줬다. 하지만 박지성은 새로운 배역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듯 하다. 조연만 하던 배우가 어느 날 고대하던 주인공에 캐스팅됐지만 낯설어하는 모습이다.
박지성은 22일(한국시간) 런던 로프터스 로드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EPL 8라운드 홈 경기에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다. 변함없이 열심히 뛰었다. 그러나 맨유 시절과 같은 모습이었다. 공격적인 기여가 부족했다. 팀은 1-1로 비겼다. QPR은 3무5패(승점 3)로 EPL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박지성은 맨유 시절 '수비형 윙'으로 불렸다. 공격보다는 상대 측면 공격 에이스를 막아내는 임무에 초점이 맞춰졌다. 공격력이 빼어난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했던 맨유에서는 수비에 치중해도 나름의 공로를 인정 받을 수 있었다. 넣은 골을 지키는 것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QPR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박지성은 팀의 핵심이다. 공격적인 비중이 맨유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그러나 박지성의 플레이는 이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공격력이 부족하다. 8경기에서 도움 1개를 올렸을 뿐이다. 그나마 패배한 경기 종료 직전 기록해 전혀 주목 받지 못했다. 슈팅 시도는 8경기에서 5번, 그 가운데 유효 슈팅은 단 한 번에 불과하다. 박지성은 슈팅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그렇지만 공격적인 포지션에 있는 것치고는 너무 낮은 수치다.
에버턴전에서 QPR은 전반 2분 데이비드 호일렛의 선제골이 터지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전반 33분 실뱅 디스텡의 헤딩 슛이 QPR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를 맞고 골문으로 들어가 동점이 됐다. 박지성은 전반전에 매치업 상대 스티브 피에나르를 막는데 주력했다. 마크 휴즈 감독의 지시일 수도 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후반 16분 피에나르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 당했다. 그러나 박지성의 공격 가담은 눈에 띄지 않았다. 열심히 그라운드를 달렸지만 소득 없이 바쁘기만 했다. 수적으로 우세한 상황, 게다가 자신이 막던 상대가 퇴장 당했는데도 날카롭지 못했다는 것은 아쉽기만 하다.
영국 스포츠전문케이블 '스카이스포츠'는 이날 박지성의 활약을 다음과 같이 촌평했다.
'많이 뛰었지만 공격 가담이 부족했다.'박지성으로서는 따끔하게 새겨야 할 한 마디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