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22일 재차 강도 높게 최필립 이사장을 비롯한 정수장학회 이사진들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최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들은 이날까지 거취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버티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최 이사장의 본심이 무엇인지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단 당 안팎에서는 최 이사장이 사퇴를 염두에 두고 있으면서 일부러 사퇴 거부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박 후보 등 주위의 압력에 의해 사퇴하는 모습을 보이기 보다 스스로 정리하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란 해석이다.
이와 관련 심재철 최고위원도 이날 한 라디오에서 "당초 박 후보가 최 이사장과 의견 조율이 된 것이라고 추측했는데 나중에 최 이사장이 그런 게 아니라고 해서 (최 이사장이) 페인트 모션을 취한 거 아닌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페인트 모션이란 나중에 사퇴를 전제로 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이사장이 앞서 밝힌 것처럼 끝까지 사퇴를 거부하고 2014년까지 임기를 채울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럴 경우 박 후보가 이사장이었을 당시 선임된 일부 이사진의 교체와 장학회 명칭 변경 등의 선에서 박 후보의 요구에 응답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 이사장이 전날까지 자진 사퇴 요구에 대해'나는 정치적인 기관 운영자가 아니다''정치 공세에 휩쓸리지 않겠다'고 강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한다.
이에 대해 당의 한 관계자는 "최 이사장 주변에서도'후보를 위해 용단을 내려달라'는 전화가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 이사장도 결국 박 후보의 대선 승리를 바라고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박 후보의 요청을 외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일단 최 이사장이 근 시일 내 이사진들과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힌 만큼 논의 결과에 따라 정수장학회 이사진들의 최종 거취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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