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가 1983년 5월 근화동 미군부대에 불시착했던 중국 민항기를 수입, 전시키로 해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춘천시는 내년 중국 민항기 불시착 30주년을 맞아 역사적 의미를 살려 관광상품화 하기 위해 12억원을 들여 비행기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1983년 5월 5일 오후 중국 심양(瀋陽)을 떠나 상해(上海)로 가던 중국민항 소속 여객기가 공중 납치돼 춘천 캠프페이지 미 육군 항공대 활주로에 불시착했다. 당시 정부는 영국 트라이덴트 기종(Trident)인 항공기와 승무원 및 승객 99명을 중공으로 송환하고 납치범들은 1년 수감 후 대만으로 추방했다.
시는 중국 민항기를 전시할 경우 국내 관광객은 물론 중국 관광객들이 춘천을 더 많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항기 내부를 입장료를 받고 공개하고 의암호변과 도심지를 볼 수 있는 전망대와 '4D 입체체험관'을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30년 전 중국 민항기가 춘천 캠프페이지에 불시착한 사고를 기억하고 춘천을 찾을 중국인들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가 혈세를 들여 구입하려는 민항기는 당시 불시착했던 것이 아니라 단지 같은 기종일 뿐이어서 역사적 의미도 크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관계자는"캠프페이지 개발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은 가운데 중국 민항기를 전시하면 관광객들이 몰려온다고 속단하기 어렵다"며 "혈세를 낭비할 수도 있는 만큼 여론수렴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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