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평화로운 열대 해변만을 떠올리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 하지만 이 섬은 각종 광물과 원유 특히 4280억㎥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원 부국이다. 이곳 천연가스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300억달러(약 143조원)에 이를 정도다.
16일 오후(현지시간) 파푸아뉴기니 수도 포트모레스비 북서쪽 20㎞에 위치한 파파리아리아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플랜트 공사장은 수십 대의 덤프트럭과 크레인 등 중장비들이 굉음을 내며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미국 정유회사 엑손모빌이 짓고 있는 이 공장은 이 나라 최초의 대형 자원개발사업이다. 대우건설은 3억달러 규모의 LNG 플랜트 1ㆍ2호기 건설사업을 수주해 2010년 9월 공사에 들어갔다. 연간 생산량은 630만톤 규모로 현재 공정률은 55%이며 준공 목표는 내년 말이다. 1호기는 물론 2호기도 철골 설치를 완료해 총 6만여개에 이르는 가스관이 빽빽이 들어차 웅장한 모습이다.
이 LNG프로젝트는 포트모레스비에서 250㎞ 떨어진 해발 2,700m 고원 지대에서 천연가스를 뽑아 올린 후 해안가에 위치한 이곳 LNG플랜트로 보내 액화 처리하는 것이다. 이 곳이 10번째 LNG플랜트 현장인 대우건설은 이 분야에서 전세계 시공의 10%를 차지하는 선두 기업이다.
9,000만배럴에 이르는 석유 부존량과 구리와 금 등 광물이 풍부한 파푸아뉴기니. 하지만 800여 부족간 전쟁이 끊이지 않고 치안도 매우 불안하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대우건설은 자원시장 선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영후 현장소장(상무)은 “한때 LNG는 과잉공급 우려가 있었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감축 추세에 따라 LNG가 다시 대체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LNG는 고갈 위기에 직면한 원유에 비해 매장량이 풍부하고 청정연료라는 장점이 있다. 엑손모빌 등 대형 에너지 회사들이 파푸아뉴기니 LNG플랜트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이유다. 엑손모빌은 이곳에서 LNG플랜트 3호기 추가 건설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며 대우건설은 연말쯤 1억5,000만달러 규모의 3호기 건설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하지만 과제도 있다. 우리나라 건설사들은 여전히 엔지니어링 능력이 부족해 단순 시공에 머물고 있어 고부가가치 영역인 LNG플랜트 엔지니어링이나 구매조달 시장을 뚫지 못하고 있다. 현재 LNG플랜트 원천 기술은 전세계에서 5개 회사만 보유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직은 엔지니어링 경쟁력이 뒤쳐지지만 세계시장 점유율 10%에 이르는 시공 경험과 유수 엔지니어링 업체와 협업 등을 통해 다각도로 시장개척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포트모레스비=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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