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서울 지하철 5ㆍ9호선 여의도역 3번 출구를 빠져 나와 무빙워크를 이용해 약 100m 정도 이동하자 IFC몰이 모습을 드러냈다. 홀리스터와 바나나리퍼블릭 등 미국 유명 의류 브랜드를 포함 110개 패션의류 매장 및 CGV와 영풍문고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입점한 IFC몰은 대리석과 조명등을 활용한 실내인테리어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그러나 지난 8월 30일 개장한 IFC몰에는 십 여명 정도의 대학생 커플 방문객들만 눈에 뜨일 뿐 아직 한산한 모습이었다. 쇼핑하러 이곳을 처음 방문했다는 대학생 김인정(21)씨는 "여의도에 쇼핑몰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에 방문했다"며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브랜드도 많이 입점해 있지만 아직 이용객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한 의류 매장의 관계자도 A 매장의 한 관계자는 "주말과 점심 시간대를 빼고 평일에는 손님이 뜸한 편"이라며 "회사원이 대부분인 여의도의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듯 하다"고 밝혔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내에 지하 1∼3층에 영업면적 39만㎡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IFC몰은 개장 당시 서울 서북부의 상권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변수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영업면적이 인근 영등포 역에 위치한 복합쇼핑몰인 타임스퀘어에 10분의 1 수준으로 경쟁력이 떨어져 집객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114리서치 센터의 장용훈 선임연구원은 "타임스퀘어의 경우 백화점과 이마트 등의 시설이 함께 운영되고 있는 반면 IFC몰은 그렇지 못해 집객 효과가 떨어진다"며 "IFC몰 개장 전 기대 심리로 반등한 주변 상권의 매매가 및 임대료가 최근 하락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FC몰이 입점해 있는 서울국제금융센터(IFC)는 높은 공실률 등으로 상황이 훨씬 심각해 보였다. 최근 완공된 55층 규모의 오피스 3를 포함해 오피스1(32층)과 오피스2(29층) 건물 주변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피스 3동과 11월 개장하는 콘레드 호텔 등 4개 동으로 이뤄진 서울국제금융센터의 기업 입주율은 크게 부진한 상태였다.
IFC측에 따르면 오피스 1의 경우 입주율이 76.6%에 달하지만, 입주한 30개의 회사 중 외국계 금융회사는 딜로이트, 다이와증권, ING자산운용 등 9개에 불과했다. 오피스 2는 입주율이 8.7%에 불과하며 총 8개의 회사만이 입주해 있다. 이에 대해 빌딩 임대 전문 업체인 메이트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외국계 금융 회사들이 사무실을 축소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여기에다 여의도에 내년까지 오피스 12만평이 추가 공급될 예정으로 IFC 오피스의 높은 공실률이 장기화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서울국제금융센터 설립 당시 서울시가 장담했던 AIG 아시아본부 이전이 무산됨에 따라 각종 특혜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이던 2005년 8월 서울시는 IFC를 통해 서울을'아시아 국제금융 허브'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아래 AIG 그룹에 99년간 부지를 제공하는 대신 AIG는 1조 5,140억원을 투입해 건물 건설 및 운영을 맡아 서울시에 임대료를 지급하는 방식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0년까지 AIG에 임대료를 면제해주고, 2011년부터 2017년까지는 공시지가의 1%를 임대료로 받게 된다. 지난 18일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이윤석 의원은 "이 같은 조건은 전무후무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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