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막내 아들 카미스(28)가 아버지가 사살된 지 꼭 1년만인 20일 정부군과 교전 도중 사망했다.
오마르 하므단 리비아 의회 대변인은 카미스가 이날 카다피 추종 세력의 거점인 북서부 바니 왈리드에서 정부군과 전투 중 숨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가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 살해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카미스의 시신은 아버지가 사살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매장되기 전 대중에게 공개되기 위해 미스라타 지역으로 옮겨졌다.
러시아 군사학교를 졸업하고 32여단을 창설한 카미스는 카다피의 일곱 아들 중 가장 강경파에 속했다. 카다피 축출 이후 카미스 사망설이 끊임없이 나왔으나 매번 오보로 밝혀졌다. 6개월여 동안 카미스가 이끄는 32여단의 지배 아래 놓였던 미스라타 지역의 주민들은 카미스 사망 소식에 일제히 환호했다. 친정부 민병대에 속해 32여단과 싸웠던 무센 알구비는 "눈물이 날 정도"라며 "그가 죽은 것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미스 사망 소식에 앞서 이날 카다피의 대변인이자 외무장관으로 활동했던 무사 이브라힘이 바니 왈리드에서 탈출하던 중 체포됐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리비아 총리실이 이브라힘 체포 소식을 알리자 자신을 이브라힘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이 페이스북에 음성을 올려 사망설을 부인한 것이다. 이 남성은 "나는 현재 리비아에 없다"며 "내가 체포됐다는 발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 바니 왈리드에서 우리(카다피군)에게 한 범죄 행위를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카다피의 입'으로 알려진 이브라힘은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행방불명 된 인사 중 가장 거물급이다.
정부군과 카다피군의 교전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바니 왈리드에서는 교전 시작 이후 26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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