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핵 개발과 관련해 일대일 협상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미국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군사적 대응에 앞서 최후의 외교 수단으로 이란과 일대일 협상을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서방 제재로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이란도 이에 합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란은 협상 시기를 내달 6일 미국 대선 이후로 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초 취임 직후부터 양국 관리들이 비밀리에 협상을 추진해왔다고 신문에 말했다. 미국은 협상에서 이란 제재를 완화하는 대신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감시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허용 수준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대일 협상이 이란의 지연 전술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대선 이후로 협상 시기를 늦추면 이란이 군사 공격을 피하고 핵 개발의 주요 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마이클 오렌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이란이 협상을 핑계로 핵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악관은 이란과 양자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지만 실제 합의는 하지 않았다며 NYT 보도를 부인했다. 토미 비에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미국은 처음부터 이란과 일대일 협상을 할 준비를 했지만 미국과 이란이 대선 후 양자 협상을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NYT는 이란과 협상에 합의한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능력이 입증돼 재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반대로 이란이 시간을 벌면 악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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