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형마트 규제를 교묘히 회피해 가는 외국계 유통업체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상인연합회는 이번 주 안에 일본계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국내에 진입해 있는 일본계 유통업체는 연 매출 3조원 규모의 '트라이얼'과 '바로' 등이다. 일본 트라이얼은 2005년 트라이얼 코리아를 설립하고 한국에 진출한 이래 2010년까지 경남과 전남을 중심으로 7곳에 '트라이얼마트' 또는 '트라박스'라는 이름으로 SSM을 개점하더니 올해는 부산에 3곳의 매장을 추가했다. 지난해 한국 진출을 선언한 바로도 올해 경남 김해시와 부산 강서구에 매장을 열었다.
이들은 국내 업체와 달리 대형마트나 SSM에 대한 규제를 피해 매장을 내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에서는 규제대상인 '대규모 점포'에 대해 '매장 면적이 3,000㎡를 넘거나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회사가 직영하는 점포'로 규정하고 있는데 일본계 업체들은 매장면적도 적고, 국내 대기업도 아니어서 이 규제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인연합회 신근식 대형마트·SSM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업체들은 지역상권으로 침투하더라도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국내 SSM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는 경남·전남 등 남부에만 개점했지만 언제 전국으로 확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국 지회장들과 협의를 거쳐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어기고 휴일 영업을 강행한 미국계 대형마트 코스트코에 대한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상인들은 국민경제화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와 연대해 코스트코가 휴일에 영업할 때마다 규탄 대회를 열고 있다. 코스트코 코리아의 프레스톤 드래퍼 대표는 자체 소식지에서 "세간의 부정적인 평가와 목소리에 놀랐다"며 "회원·직원·공급업체에 사과 드리며 가능한 사태를 빨리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 국내 대형유통업체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은 국내 규제를 회피하기 쉽고 국내 기업보다 상인들의 반발이나 정부 규제에 대해 압박을 덜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법과 규제를 정비해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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