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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폭탄테러 배후는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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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폭탄테러 배후는 시리아"

입력
2012.10.2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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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정보기관 고위 관리 위삼 알 하산 등 최소 8명의 사망자를 낸 차량폭탄테러(20일자 10면)의 배후가 시리아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시리아 내전의 영향으로 가뜩이나 혼란하던 레바논 정국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이슬람 알라위파(시아파 분파)인 시리아 정권에 우호적인 현 내각의 퇴진을 요구하는 수니파 폭력시위가 확산되면서 내전 재발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20일 긴급 내각회의를 갖고 "이번 테러는 알 하산이 폭로하려던 시리아의 테러활동 의혹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알 하산 암살을 목표로 한 테러라는 것이다.

레바논 국내보안군 정보부문 책임자이자 수니파인 알 하산은 시리아 정권의 개입이 의심되는 폭탄테러 사건들을 조사해왔고 이 과정에서 미셸 사마하 전 정보장관, 알리 맘루크 준장 등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을 체포했다. 알 하산은 시리아 정권의 또다른 소행으로 의심되는 2005년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 암살사건을 다루는 특별조사위원회에서도 핵심 역할을 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알 하산은 알 아사드 정권을 타도하려는 수니파 반군들의 후원자"라고 전했다.

레바논 전역에서는 이번 테러를 규탄하며 내각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수니파가 주축이 된 시위대는 20일 베이루트 등에서 타이어를 태우며 도로를 막고 허공에 위협사격을 하는 등 무력시위를 했고 이를 진압하려는 군병력과 충돌하기도 했다.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알 아사드 지지파와 반대파의 충돌이 잦았던 북부 트리폴리에서는 수니파 시위대가 알라위파 거주 지역에 로켓포를 발사해 1명이 숨졌다고 레바논 국영통신사가 보도했다. 21일 베이루트에서 열린 알 하산 장례식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시위는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알 하산의 시신은 순교자광장에 있는 하리리 전 총리 무덤 옆에 안장됐다.

야권 최대 조직 3월14일동맹도 내각 사퇴를 요구했다. 이 조직의 지도자급 인사 노하드 알 마쉬누크는 "현 정부가 시리아 정권을 대변하고 (친시리아 국가인) 이란을 옹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미카티 총리는 "임시 거국내각이 구성되는 대로 내각이 총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카티 총리는 수니파에 속하지만 내각에는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출신 장관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헤즈볼라는 그러나 연루 의혹을 부인했고 시리아도 이번 사건을 "비겁한 테러행위"라고 비난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NYT는 "종파 갈등에서 촉발된 시리아 내전이 이번 테러를 계기로 주변국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터키는 시리아와 이달 폭격전을 벌였고 요르단은 난민 문제, 이스라엘은 골란고원 내 소요사태로 각각 시리아와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레바논은 15년간(1975~90) 종파갈등으로 내전을 겪은 전력이 있어 위기에 취약하다. 역사적으로 레바논 내정에 깊이 간여해온 시리아에 대한 반감도 높다. NYT는 "시리아 내전으로 수니파 희생자가 속출하면서 레바논 수니파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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