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작ㆍ투자ㆍ배급까지 두루 진출한 국내 영화계의 '큰 손'CJ엔터테인먼트가 만든 '광해'가 1,000만 고지에 오르면서 다시 한번 스크린 독과점 논란과 물량 공세 논란이 일고 있다.
'광해' 순제작비는 60억 원대. 여기에 홍보·마케팅 비용만 30억 원이 더 들어갔다. 이 영화는 개봉 초반부터 주말과 추석 연휴 전국 영화관의 스크린을 900~1,000 개씩 장악했다. 전체 상영관의 절반에 이른다. 관객들이 많이 찾는 주요 시간대에는 더 늘어나기도 했다. 입장권을 구입할 때 관람객 이름에 '광'자나 '해'자가 들어가면 1장을 공짜로 주는 '1+1'행사 등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도 했다.
CJ 계열의 영화관 CGV는 '광해'의 경우 다른 블록버스터 영화들에 비해 오히려 관을 적게 내줬다고 반박하지만 비슷한 시기 영화를 개봉한 작은 한국영화 제작사, 배급사들과 외화 수입사들은 '광해'에 주요 상영 시간대를 뺏겼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주연배우 이병헌의 스케줄 때문이라며 개봉일을 당초 예정일보다 1주일 앞당기면서 다른 영화들에 타격이 더 컸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대부분의 영화들은 CJ, 롯데, 쇼박스(오리온그룹 계열) 등 메이저 배급사들 손에서 탄생했다. 이 영화들이 개봉관을 40~50%씩 점령함으로써 다른 영화들은 아예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도둑들'의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는 같은 오리온 계열이었던 영화관 메가박스를 매각한 반면, CJ는 영화산업 전반으로 영역을 점차 확대하고 있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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