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이래 최대규모 사업이라는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파행이다.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의 1, 2대 주주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각각 단계별 개발과 일괄 개발안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이사회마저 무산됐다.
특히 코레일은 자신들의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업 전면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라 31조원 규모의 사업 자체가 중단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자본금이 400억 원도 채 남지 않은 드림허브는 추가 자본 조달에 실패할 경우 설계용역비, 땅값 이자, 종합부동산세 등을 내지 못해 조만간 부도가 날 가능성이 크다.
용산개발사업은 서울의 얼굴을 바꿔놓을 만큼 큰 규모의 사업인데다, 용산 지역 주민들은 물론, 국내외 건설사, 해외 투자자 등의 이해관계가 걸려있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레일은 롯데관광개발이 가진 자산관리위탁회사인 용산 AMC 지분 45.1%를 추가 인수해 개발방식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롯데관광개발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 정도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아무런 고비 없이 순탄하게 진행되기는 어렵다. 더욱이 세계적 경제위기를 맞아 부동산 시장이 허약해진 상황이다.
그렇더라도 발주기관이자 최대주주인 코레일이 걸핏하면 사업을 포기하겠다며 민간 출자자들을 압박하는 행태는 볼썽사납다. 이번 사업은 코레일 25%와 SH공사 4.9% 등 공공성 지분이 40%를 넘는다. 사업 성패가 국가 신인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 이견과 충돌이 있다면 갈등을 조정하고 이견을 줄여나갈 일이지, 사업포기라는 카드를 내밀어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리는 태도는 온당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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