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나서려던 中동포, 투신 여성에 부딪쳐 사망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던 30대 중국동포가 같은 아파트 윗층에서 투신 자살한 주민과 부딪혀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경북 고령에서 일어났다.

경북 고령경찰서에 따르면 20일 밤 9시7분쯤 경북 고령군 다산면 한 아파트에서 9층에 사는 서모(30)씨가 1층 현관문을 나서던 중 같은 아파트 14층 복도에서 뛰어내린 윤모(30ㆍ여)씨와 충돌해 숨졌다. 윤씨 역시 그 자리에서 숨졌다.

4년 전 입국한 중국동포 서씨는 고령군의 한 주물공장에서 일해 왔으며, 이날 같은 중국동포 아내와 사이에서 난 6개월 된 아들의 기저귀를 가지러 승용차에 가기 위해 현관문을 나서던 중 투신한 윤씨와 부딪혔다.

경찰은 윤씨의 집에서 유서가 발견됐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왔다는 유족들의 말에 따라 윤씨가 투신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서씨의 딱한 사정을 고려해 범죄피해구조금 지급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다”며 “투신한 윤씨가 숨져 공소권은 없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과실치사로 볼 수 있어 구조금 신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