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보고 싶다. 어디 있는 거니. 살아있기는 하니?"
요즘 서강대 학생들이 '고얌이(로욜라)' 페이스북에 안부를 물으며 근황을 궁금해하는 주인공이 있다. 2006년부터 학교 교정에서 학생들이 관심을 기울여 키워 온 고양이다. 고양이가 교내에서 주로 머물던 로욜라도서관, X관(법학전문대학원 건물)의 이름을 따 '로욜라 고양이', 'X냥이'로 불리며 서강대 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고양이가 몇 달 전부터 보이지 않아 학생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서강대 경영학과 4학년 이재윤(25)씨는 학교 도서관 옆을 지날 때마다 허전하다. 집에서도 고양이를 기르는 그는 "고양이가 귀여워 집에서 먹다 남은 두부나 고양이 먹이용 참치캔을 사다 도서관 화단에 주곤 했는데 석 달 전부터 보이지 않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강대 학생과 교직원 등의 말을 들어보면, 이 고양이는 2006년 무렵부터 학교에 머물다 2~3개월 전쯤 캠퍼스에서 모습을 감췄다. 2009년부터 고양이를 자주 봤다는 졸업생 문모(26)씨는 "도서관을 오가며 고양이에게 소시지나 과자를 자주 줬는데 올 여름부터 보이지 않았다"고 했고, 고양이가 자주 목격됐던 사회과학대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 서모(45)씨도 "여름부터 고양이가 보이지 않아 태풍 볼라벤으로 혹시 다친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통통한 몸집에 고동색 털로 덮여 복스럽고 귀엽게 생긴 이 고양이는 처음 법학전문대학원 건물인 X관(사비에르관) 주변을 오가다 건물 리모델링 때문에 2009년 이후 중앙도서관인 로욜라 도서관에 주로 머물렀다.
학생들의 애정은 각별했다. 주변을 오갈 때마다 과자나 통조림 등 먹이를 주고 쓰다듬어 주고, 고양이가 머무는 공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름도 지어줬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절뚝거리기에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 자비로 치료해주기도 했고, 너나 할 것 없이 사료를 넣어줬다. 류충현(21ㆍ정치외교학3)씨는 "학생들이 사료를 주고 날짜를 기록하는 수첩을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5월 만들어진 '고얌이(로욜라)' 페이스북에는 고양이가 사라진 후부터 "돼지 같다고 뱃살 만지면서 놀리지 않을 테니 돌아와줘" "너(로욜라 고양이)인 줄 알고 쫓아갔는데 네가 아니더라. 보고 싶다" 등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학생들이 로욜라를 많이 좋아해 학교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봤지만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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