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롯데 감독의 뚝심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양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다양한 작전 야구를 펼쳤다. 그러나 양 감독은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3차전에서는 의외로 강공으로 밀어붙이며 승리를 이끌었다.
1회말 롯데 선두타자 김주찬이 SK 선발 송은범의 공을 받아쳐 우전 안타로 출루하자 양 감독은 2번 박준서에게 희생 번트가 아닌 강공을 지시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박준서의 컨디션도 감안했겠지만 선취점이 중요했던 만큼 희생번트를 댈 것이라는 예상을 깨는 의외의 작전이었다. 박준서는 양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중전 안타를 쳐냈고 연속 안타를 허용한 송은범은 3번 손아섭에게 잇따라 우전 안타를 맞았다.
아무리 경험이 풍부한 투수라도 가장 조심스러운 순간은 1회 첫 타자를 상대할 때다. 그 동안 포스트시즌 12경기에 출전했던 송은범도 첫 단추를 잘못 꿰자 급속도로 흔들렸다.
이날 롯데의 호수비는 돋보였다. 4회초 무사 1루에서 4번 이호준의 타구를 우익수 손아섭이 펜스에 기대면서 잡아내는 장면은 결정적이었다. 만약 그 타구가 빠졌다면 최소 무사 2ㆍ3루가 되는 상황이었다.
반면 그물망 수비를 자랑하던 SK는 수비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3회 1사에서 홍성흔의 타구를 베테랑 유격수 박진만이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했고 긴장한 송은범은 보크까지 범했다. 이후 2사 2루에서 6번 강민호가 중전안타로 추가점수가 나면서 승리는 롯데쪽으로 기울었다.
패한 SK로서는 중심 타자 이호준의 찬스 때 부진이 아쉽다. 이호준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제 솔로 홈런을 터트렸지만 이후 찬스 때마다 결정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특히 이날 6회초 1사 1ㆍ3루에서 롯데 투수 김성배에게 삼진으로 돌아섰다. 0-4로 뒤진 8회 2사 2루에서 좌월 펜스를 때렸지만 이미 승부의 추는 기운 뒤였다. 팀의 중심 타자가 결정적인 순간 한방을 터트리지 못한다면 경기에서 승리하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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