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내년부터 2년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됐다. 5개 상임이사국과 매년 5개국이 교체되는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이뤄진 유엔안보리는 국제평화와 안전유지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는 유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1996~97년에 이어 두 번째인 안보리 진출은 그래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함께 불확실한 한반도 미래에 대해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외교의 쾌거라 할 만하다. 그 동안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북한의 도발상황에 대해 우리나라는 미국 등 다른 나라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반영해 왔다. 그러나 향후 2년 동안은 우리가 안보리에서 능동적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됐다. 이것만으로 북한에 대해서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안보리는 국제분쟁 조정과 해결 권고, 평화유지군(PKO) 파견, 침략자에 대한 경제제재와 무력사용을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세계 10위권 경제규모를 갖고 있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한류 바람 등을 통해 미들 파워의 위상을 확보한 대한민국이다. 안보리에서 선진 강대국과 개도국 간 중간자 입장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셈이다. 이 같은 주ㆍ객관적 여건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유엔 가입 후 4년여밖에 안된 시점에서 맡았던 첫 번째 비상임이사국 시절과는 또 다른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높아진 위상에 걸 맞게 기여도 늘여가야 한다.
그러나 자만과 우쭐함은 금물이다.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속설은 이 경우에도 적용된다. 낮은 자세로 국제사회의 여론을 듣고 최대한 공정하게 반영하려고 노력할 때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는 더욱 높아져갈 것이다. 이렇게 쌓은 글로벌 리더십과 국제사회의 신뢰 확보는 한반도 문제 해결,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성취할 수 있는 중요한 외교적 자산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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