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동물만큼이나 버려지는 동물도 많다. 2002년 1만5,000마리였던 유기동물은 2010년 연간 10만마리까지 늘었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만6,000마리가 자연사하거나 안락사 됐다. 주인을 되찾거나 입양된 경우는 3만2,000여마리에 불과했다.
사람들이 한 때 가족으로 여겼던 반려동물을 버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동물보호단체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치료나 의료비가 많이 든다고 맡아달라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휴가 때 맡길 곳이 없어서, 짖거나 물거나 공격성이 있어서, 이사를 가거나 결혼을 하는 경우 버리기도 한다. 이는 반려동물산업이 양적으로는 급성장했으나 그만큼 문화가 성숙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우선 우리나라는 공급이 많다 보니 너무 쉽게 반려동물을 사고, 판다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로 꼽힌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반려견을 공급하는 농장은 전국적으로 2,000여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100마리 이상의 어미 개를 사육하는 농장이 50%이상이다. 이들 중 95%가 경매를 통해 1,900여개의 소매업자로 넘겨지고 가정으로 입양되고 있다.
여기엔 제도적 미비점이 작용하고 있다. 외국에선 반려동물을 번식시키거나 판매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허가제 아닌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어, 사육두수나 상태 등이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은 어린 강아지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는 생후 60일 이하 어린 강아지가 유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수십 만원만 내면 쉽게 반려동물을 데려올 수 있다 보니, 입양비보다 더 많은 의료비나 수술비가 들어갈 경우 쉽게 버린다는 것이다.
동물자유연대의 이형주 팀장은 "반려동물판매업과 번식업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꿔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입양하면 15년은 같이 살아야 하고 각종 비용이 든다는 것을 인식한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입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물건 사 듯 충동적으로 입양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버리기도 쉽다는 것이다. 이리온을 운영하는 DBS의 박소연 대표는 "어린 강아지가 무조건 예쁘다고 데려갈 것이 아니라 개의 경우 성품, 성격이 모두 달라 보호자의 성격이나 상황에 맞춰 데려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물거나 짖는 행위는 교육을 통해 충분히 교정될 수 있기 때문에, 기르는 입장에서도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고은경기자 scoopk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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