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선형(24∙187㎝)과 LG 김영환(28∙195㎝)은 이번 시즌이 특별하다. 김선형은 슈팅가드에서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바꿨다. KT에서 조연에 머물던 김영환은 LG로 둥지를 옮겨 주장을 맡았다. 둘 모두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이들의 변신은 현재까지 성공적이다. 김선형은 경기를 할수록 발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점은 동료들이 김선형을 믿고 따른다는 것이다. 포지션 변경은 김선형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김선형은 공을 잡고 하는 농구를 하는 스타일이다. 자신의 공격 성향을 살리는 한편 동료들의 찬스를 만들어주는 패스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김선형의 장점은 빠른 스피드다. 특히 드리블을 할 때는 전광석화처럼 치고 들어가 상대 수비를 휘젓는다. 또 김선형이 포인트가드로 뛰면 수비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른 팀 가드들보다 키가 크고 힘이 좋아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 손발이 빨라 스틸에도 능하다. 김선형은 올 시즌 3경기에서 평균 33분6초를 뛰면서 평균 19.3점 4.7어시스트 3.7스틸을 기록 중이다.
문경은 SK 감독은 김선형의 활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문 감독은 19일 "미국프로농구(NBA)를 보면 포인트가드들이 많은 공격을 한다"며 "(김)선형이도 공격적인 농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 역할이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해서 더욱 자신감을 얻고 2년차 징크스를 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태영(모비스)이 떠난 LG는 KCC와 함께 2약으로 분류됐다. 팀 연봉 합계가 11억2,844만원으로 모비스(20억9,500만원)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각 팀 사령탑들은 LG를 다크호스로 꼽았다. 김영환이라는 존재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KT에서 뛴 김영환은 4시즌간 평균 7.5점으로 활약이 미미했다. 고려대 시절 왼손 슈터로 각광을 받았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 탓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T에서 LG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영환은 확 변했다. 막중한 책임감이 김영환을 더 단단하게 했다. 팀이 약체로 지목된 사실에 자존심도 상했다. 김영환은 "꼴찌 후보라고들 하는데 이 말을 듣고 좋아할 만한 선수가 어디 있겠나"라며 이를 악물었다. 김영환은 지난 13일 모비스와의 개막전에서 31점을 폭발시키며 무력 시위를 했다. 이튿날 삼성전에서 무득점으로 침묵한 것은 옥에 티지만 17일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25점을 터뜨려 팀의 첫 승을 이끌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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