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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진보주의자·독신주의자·채식주의자·동성애자·올빼미족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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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진보주의자·독신주의자·채식주의자·동성애자·올빼미족의 공통점은?

입력
2012.10.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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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아프리카 사바나에 사는 수렵 채집인이라 생각하고 우리의 환경이 아프리카 사바나인 것처럼 반응하는 석기 시대의 뇌로 인해 우리는 쩔쩔맨다."(37쪽) 우리 뇌의 인지부조화 증상이다. 이를 두고 진화심리학자들은 '진화의 유산 가설' 혹은 '부조화 가설'이라고 명명했다. 바로 '사바나 원칙'이다. 우리 조상들이 살던 환경에서는 없던 존재와 상황을 이해하고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다.

여성과 달리 남성이 포르노를 즐겨 소비하는 것은 뇌의 착각 때문이다. 임신이라는 큰 육체적 부담이 뇌리에 각인돼 있는 여성의 뇌와는 달리 남성의 뇌는 자신이 음란 영상에서 보는 여성과 성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벌거벗은 여성 이미지에 대한 남성 뇌의 몰이해다. 선택과 결정이라는 과정이 배제됐다.

그러나 일상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것을 결정짓는 것이 지능이다. 인간의 인지가 사바나를 탈출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다. 정착 생활 이래 주거 형태에서 정치적 상황, 복잡한 IT 등 인간을 둘러싼 일상은 새 가치관과 함께 부단한 변신을 인간에게 요구해 왔다. 인간의 지능은 그래서 끊임없이 진화해야 했다. 두뇌와 인지의 문제를 사적인 영역에서 끄집어내 인간의 심층이라는 렌즈로 본다.

"진보주의, 독신주의, 채식주의, 야행성은 높은 IQ의 결과다."책은 지능과 진화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연계시킨다. 심리학계의 석학인 저자는 IQ가 학습이나 업무 능력의 영역을 벗어나 종교, 연애, 식성, 수면 습관 등 일상의 은밀한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덕택에 이 책은 일상 곳곳에 뛰어들어 지능과 인간의 선택 간에 맺어진 관계를 규명한 최초의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시 수렵 채집 상태의 인류가 생전 처음 보는 타자들과 자원을 나누는 일은 매우 새롭고 낯선 가치를 요구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들과 자원을 나누는, 진화적으로 새로운 진보주의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지능이 높은 자들이었다. 현대의 각종 통계 자료에서도 입증되는 사실이다. 그러나 상식을 무시하며 감정을 느껴야 할 상황에서 생각을 하는 습성 때문에 진보주의자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숙명적 한계를 지닌다고 저자는 덧붙인다.

지속적이고도 일상적으로 밤늦게까지 깨어 있는 행위는 진화적으로 낯선 상황이다. 그러나 지능적 기능과는 밀접한 행위다. 즉 야행성의 습관도 높은 IQ의 증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인의 언어 지능에 국한된 통계치라는 점에 단서를 달면서 저자는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신을 동성애자로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TV 시청을 멀리하지만 클래식 음악에 관한 프로그램을 시청할 가능성이 높다"(198쪽)는 등 흥미로운 통계적 사실도 제시하고 있다. '어린 시절의 지능과 어른이 되었을 때 동성애에 끌린 경험 사이의 상관 관계'(178쪽) 등에 대한 자료도 눈길을 끈다.

런던대 경영학과 교수로 편집장이기도 한 저자의 책은 학계와 일반인들로부터 큰 반향을 얻고 있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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