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기업 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을 대상으로 강도 범행모의에 가담한 현직 경찰관(본보 18일자 10면)이 공범이 구속된 상황에서도 범행을 강행하려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부장 김욱준)에 따르면 강도 범행모의에 가담한 혐의(강도예비 등)로 구속기소된 서울 양천경찰서 류모(54) 경사는 지난 8월 공범 정모(42)씨와 함께 사건을 주도한 김모(45)씨가 수감된 부산 구치소를 찾았다. 4월부터 준비해 온 범행을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김씨를 면회하러 간 것이다. 면회과정에서 이들은 구치소 청원경찰을 속이기 위해 은어를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러나 범행 대상인 대기업 회장의 자택 구조와 가족 수 등을 꿰뚫고 있는 김씨의 손발이 묶여있어 류 경사는 단독으로 범행을 강행하기에 역부족임을 깨닫고 범행을 포기했다.
검찰 관계자는 "류 경사는 미련이 남았던 것으로 보이나 김씨가 모든 범행 시나리오를 계획한 데다 다른 공범 2명을 직접 지휘해 김씨 없이 범행을 시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서 특수부대출신 중국인 3~4명을 입국시키기로 했던 박모씨와 현장 지휘를 맡기로 한 정모씨 등 공범 2명은 김씨가 구속된 후 도주한 상태였다.
한편 김씨는 서울의 한 중견 건설사 A사장 자택에 대한 정보도 상세히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자동차 판매원 신분을 이용해 재력가들에게 직접 접근, 주민등록등본 등을 확보해 가족 수를 파악하고, 재력가의 운전기사와 친해지는 수법으로 집안 구조 및 재산 내역 등을 상세히 파악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달아난 박씨 등을 추적하는 한편 류 경사의 추가 범행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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