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권 가을축제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하지만 공무원 동원 등 고질적인 관주도 운영과 국적ㆍ주제불명의 프로그램은 지양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경북 안동시, 영주시와 봉화군 등은 최근 주요 가을축제를 마무리하면서 예년에 비하면 대성공이라고 자평했다. 안동시는 국제탈춤페스티벌에 10일간 관람객 110만명에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7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영주시는 풍기인삼축제(9일)가 100만명 방문에 900억원, 봉화군은 봉화송이축제 4일간 32만명 방문에 285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축제 관계자들은 해당 지자체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쾌청한 날씨와 예년보다 진일보한 프로그램 등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끈 것은 사실이라고 보고 있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10일 중 7일이 휴일이었고, 추석연휴 다음날인 1일에는 하룻동안 2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탈춤과 탈을 산업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거대 인형탈, 풍선탈, 종이탈, 박탈, 종이죽탈 등 새로운 형태의 탈이 등장했고, 탈과 관련한 다양한 오브제와 하회탈을 테마로 한 봉제인형, 목걸이, 클레이 인형 등 캐릭터 탈이 주목을 받았다. 지역 문화인력이 기획 연출 진행 등 축제전반을 주도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풍기인삼축제도 비보이경연대회, 청소년 뮤직페스티벌 등으로 관람객의 저변이 확대됐고, 봉화송축제도 축제 기간에 송이생산량이 많아 관광객이 넘쳐났다.
하지만 무리한 공무원 동원과 국적∙주제 불명의 프로그램, 행사장 주변의 주차난 등 고질적인 폐단은 올해도 여전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형식적으로는 축제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등 민간주도형이었지만, 실제로는 관주도 행사이다 보니 일부 공무원들의 반발이 표면화하기도 했다. 영주시 공무원노조는 18일 '지역축제 공무원 동원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최근 2년간 공무원 3명이 축제 등 과도한 업무로 숨졌고, 공무원 동원이 축제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축제장 주변은 주차난으로 마찰을 빚기 일쑤였고, 통역요원 등 외국인에 대한 서비스 부족, 화장실 청결문제 등은 올해도 고쳐야 할 점으로 대두됐다.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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