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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만난 적 없고 독재자인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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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만난 적 없고 독재자인 줄 몰랐다”

입력
2012.10.1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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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숨진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손자이자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17)이 “남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남한과 북한의 장ㆍ단점을 바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솔은 최근 핀란드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남한에 갈 수 없고 그곳의 친구를 만날 수 없는 게 슬프기 때문에 통일을 꿈꾼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엔 사무차장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인권특별특사로 활동했던 핀란드 출신 정치인 엘리자베스 렌이 진행한 이 인터뷰에서 김한솔은 유창한 영어로 차분하게 대답했다. 인터뷰는 김한솔이 지난해 10월 입학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유나이티드월드칼리지 모스타르 분교(UWCiM)에서 이뤄졌으며 16일 유튜브에 영상이 게재됐다.

김한솔은 평양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마카오로 이주했다며 성장 과정을 담담하게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는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엄마는 평민 출신으로 주로 외가에서 자랐다”며 “그 때문에 할아버지가 독재자인줄 몰랐다”고 말했다. 김한솔은 “어렸을 때는 북한 주민들이 어떻게 사는지, 얼마나 가난한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외국을 오가며 조금씩 알게 됐다”면서 “아버지가 ‘배고픈 사람이 많으니 네가 뭘 가졌는지 두번씩 생각하고 감사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한솔은 “나중에 북한에 돌아가 북한 주민이 더 잘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할아버지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그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 잘 몰랐지만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며 “할아버지가 나의 존재를 아는지 궁금해서 만날 날을 기다렸는데 결국 만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권력 승계에 대해서는 “할아버지와 삼촌(김정은)의 문제이며 나는 두 사람 다 만난 적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학교 생활과 관련해 그는 기숙사 룸메이트인 리비아 출신 친구로부터 리비아 혁명에 대해 들었으며 다문화 환경에서 공부하고 토론할 때에도 제약 없이 생각을 밝힐 수 있어 좋다고 답했다. 그는 “학교를 마친 뒤 공부를 계속해 인도주의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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