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했다'는 잘못된 내용이 실려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가 시정작업에 들어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사단법인 한국검정교과서를 통해 출판사들에 관련 내용을 수정하도록 통보했다고 18일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언론보도가 오보인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워 발생한 일"이라며 "문화부의 수정요청 공문을 출판사에 보냈으며, 저작자와 집필진이 자율적으로 수정여부를 판단하겠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만큼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검정교과서가 다른 교과서에도 같은 오보가 실린 것이 있는지 확인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날 공식 브리핑을 갖고 "정부 차원의 한글 보급 사업과 공식 문자 채택이라는 용어는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해당 국가의 공식적 요청이 없는 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전날 금성, 지학사, 유웨이중앙교육, 더텍스트, 좋은책신사고가 낸 주요 고등학교 국어(검인정) 교과서 5종에 실린 찌아찌아족 사연과 관련, '표기 문자의 하나로 한글을 배우고 쓰기 시작했다'는 내용으로 수정하도록 교과부에 요청했다. 현재 이 출판사들이 펴낸 고등학교 국어(상) 1권과 국어(하) 4권에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또는 보급)했다', '문자가 없어 소멸할 위기에 처한 찌아찌아어'라는 허위사실이 적혀 있다.
또한 서울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지하에 있는 역사ㆍ체험전시관인 '세종이야기'에도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잘못된 내용이 소개돼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관에는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한 찌아찌아족'이라는 제목으로 "찌아찌아족은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었으나 표기할 문자가 없었다. 그들은 고유어를 보존하기 위해 '라틴어'나 '아랍어'보다 고유 언어의 발음과 의미를 잘 살릴 수 있는 한글을 2009년 8월 공식 문자로 채택하였다"는 설치물이 2010년 2월부터 전시되고 있다. '세종이야기'를 운영하는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문화부에 공식적으로 사실 확인 절차를 밟아 잘못된 내용이 확인되면 조속히 해당 내용을 수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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