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내부에서 겉돌고 있는 정치 혁신 작업에 대한 비판론이 고조되고 있다. 문재인 후보 캠프 내부에서도 당 전체를 바꾸자는'전당(全黨)적 혁신' 주장까지 제기됐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의 거부로 조국 서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정치혁신위원회 공동 구성이 무산된 가운데 민주당의 독자적인 정치쇄신위원회(새정치위원회) 구성마저 미뤄지고 있어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문 후보는 조직과 정책, 시민참여를 각각 상징하는 민주ㆍ미래ㆍ시민의 3개 캠프를 구성하고 각종 위원회 인선까지 마쳤지만 금주 중 발족할 예정인 새정치위원회는 위원장 영입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조 교수와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이미 고사한 가운데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 역시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안 후보 측이 요구하고 있는 정치 혁신 작업은 한 발짝도 떼지 못하고 있다.
정치 쇄신이 정체 상태를 보이자 캠프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민영 공동선대위원장은 17일 선대위 회의에서 "최근 민주당 안에서 정치개혁과 혁신의 목소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은 민주당이 바뀐 게 없다고 한다"면서 "변화하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혁신의 몸부림 없이는 대선 승리는 불가능하다" 고 직격탄을 날렸다.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지낸 김 위원장은 이어 "무엇을 내려놓고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바꿔야 할지, 누구의 편에서 무엇을 제안할지 국민에게 묻고 결의하는,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드는 선도자가 돼야 한다"면서 '전당적 혁신 운동'을 제안했다.
인적 쇄신론까지 겹치면서 당과 캠프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문 후보가 탈(脫)계파를 선언했지만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진을 지낸 인사들이 캠프 실무진에 포진되면서 비주류 측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새누리당 친박계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 정치쇄신을 서두르는 상황과 비교할 때도 우리는 너무 뒤쳐져 있다"고 비판했다. 캠프의 우원식 총무본부장이 최근 "이해찬 대표가 백의종군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해 주면 좋겠다"면서 사실상 지도부 퇴진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시민캠프가 정치 혁신의 총대를 메고 나와 성과가 주목된다. 시민캠프는 18일부터 3일 동안 온ㆍ오프라인에서 정치 혁신 릴레이 토론회를 벌일 계획이다. '민주당에 돌직구를 던져라'제목의 토론회를 통해 수렴한 각종 쇄신 방안은 새정치위원회에 넘겨진다. 문성현 시민캠프 공동대표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 프레임에 갇혀 국민이 바라는 정치 쇄신을 잡아내지 못한 채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행사 주최 배경을 설명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