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헌법 선포 40주년을 맞아 야권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십자포화를 날렸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유신 의총'으로 명명한 의원총회를 열어 정수장학회 등과 관련해 박 후보에게 총공세를 펼쳤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도 '구체제 청산'을 주장하며 박 후보를 협공했다.
민주당은 17일 의원총회에서 정수장학회를 유신체제의 '장물'로 규정하고 박 후보에게 파상 공세를 폈다. 이해찬 대표는 "유신의 결과물들이 아직도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며 "정수장학회 지분을 팔아 대학생 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춰주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음모가 진행되는 것 같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아버지가 강탈한 재산을 딸이 대통령 선거자금으로 쓰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일보 기자 출신인 배재정 의원은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추진설이 알려진 뒤 이창원 정수장학회 사무처장과 박 후보 캠프의 최외출 특보, 정호성 보좌관이 13~14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통화했다"며 통화 내역을 공개했다. 배 의원은 "관련자들은 이번 사건을 더 이상 은폐하려는 시도를 멈추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 매각을 위한 양측의 비밀 회동과 관련해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또 이번 사건에 대한 항의 표시로 모든 상임위에서 소속 의원들이 항의 리본을 달고 국정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문재인 후보 캠프 선대위 회의에서도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고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유신의 장물로 유신공주를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음모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하고 뺏은 사람에게 돌려주는 게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캠프의 유민영 대변인은 별도 논평에서 "(유신 선포) 40년이 지난 지금 민주주의 시대는 다시 좌초하고 있다"면서 "지금도 권력은 헌법이 부여한 대로 국민에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제 권력은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유신에 당한 피해자와 가족들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면서 "새로운 미래, 새로운 변화는 구체제를 극복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주장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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