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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불청객 낚시꾼 또다른 골칫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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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불청객 낚시꾼 또다른 골칫거리

입력
2012.10.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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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정비된 낙동강과 금호강에 불청객이 찾아 왔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일부 낚시꾼들이 수질오염을 부채질하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16일 오후 경북 구미시 고아읍 낙동강 숭선대교 상류 300m 양쪽 둔치와 제방에는 일반 승용차와 RV차량, 영업용 개인택시와 회사 마크가 새겨진 차량 등 30여대가 무질서하게 세워져있었다. 중년 남녀가 대형 텐트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해가 떨어지면 으슥한 곳에서는 풍기문란 행위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는 귀띔이다.

강물 쪽에는 수십명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혼자 10개가 넘는 낚싯대를 사용하는 낚시꾼도 있었다. 이때 텐트에서 50여m 떨어진 곳의 릴 낚싯대 2대가 갑자기 요란한 방울소리를 내면서 환호성이 터졌다. 한 뼘 크기가 넘는 잉어가 걸렸다. 이들은 "운이 좋으면 하루 30마리 이상 잡는다"며 "작은 물고기는 풀어주고 큰 것만 챙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한모(49ㆍ경북 구미시 도량동)씨는 "장기 불황으로 밀려난 실직자들이 1만원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라며 낚시 예찬론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낚시꾼들 때문에 강 일대가 수질오염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숭선대교 상류는 물론 차량 접근이 용이한 지역에는 어김없이 낚시꾼들이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와 비닐, 휴지, 오물 등으로 악취가 진동했다.

이날 밤 찾은 칠곡군 기산면 칠곡보 상류 500m 둔치의 수변공원도 낚시 금지구역이지만 일부 몰지각한 꾼들은 주먹 만한 떡밥 뭉치를 마구잡이로 던지고 있었다. 낚시바늘에 미끼로 뭉치는 것은 물론 물고기를 끌어 모으려고 강 바닥에 떡밥이나 어분을 마구 뿌려댔다.

금호강 낙동강 합류 지점에서 해랑교 노곡교 아양교 등 40여㎞ 구간에도 접근성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낚시꾼들이 진을 치고 있었고, 떡밥ㆍ어분 사용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사정이 다급해지자 국토해양부는 4대강 관할 시∙도와 지방국토관리청, 수자원공사 등에 공문을 내려 '강 낚시 금지지역 지정'등을 요구했지만, 다기능보 상ㆍ하류 각 1㎞와 상수원보호구역 등으로 제한돼 실효성이 의문스럽다. 더구나 보 주변은 깊은 수심으로 어차피 낚시꾼들이 잘 찾지 않고, 안전사고 예방이 주목적이어서 실효성 없는 탁상공론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등은 보 설치로 유속이 느려지면서 오염 위험이 높아진 만큼 철저한 수질 관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낚시도 레저의 한 분야인 만큼 낚시 자체는 허용하되 낚싯대 수나 떡밥, 어분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한강에 낚시 금지구역과 함께 제한구역을 설정, 낚싯대 4대 이상과 떡밥이나 어분 사용을 제한하고 이를 어기면 금지구역에선 300만원, 제한구역에선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날 저녁 만난 낚시꾼들도 "낚시 허용지역과 제한구역 등을 정해 화장실 등 최소한의 편의시설을 만들어 주면 따를 텐데 아무 제한이 없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금지구역으로 설정된 다기능보나 상수원보호구역 이외 지역도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제한구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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