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월성 1호기 수명 종료 한달 앞인데… 대선 앞둔 정부 "심사중"만 되풀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월성 1호기 수명 종료 한달 앞인데… 대선 앞둔 정부 "심사중"만 되풀이

입력
2012.10.17 17:36
0 0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월성원전 1호기의 설계수명 종료(11월20일)가 한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계속 가동을 할 것인지, 이대로 폐쇄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정부는 차일피일 결론을 미루고만 있다.

사실 정부 내에선 오래 전부터 '계속 운전'쪽으로 잠정결론이 난 상태지만,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인화성 강한 원전문제를 건드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수명만료일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고리1호기는 11월20일 자정부터 일단 멈춰서야 한다. 동절기 전력피크기를 앞두고 단 1㎾의 전력이 아쉬운 판에, 67만9,000㎾짜리 원전을 개점휴업 시키는 건 무책임한 '눈치보기'행정의 전형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올 겨울 블랙아웃(대정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7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따르면 1982년11월21일 원자로 가동을 시작한 월성1호기는 이듬해 4월22일 국내 두 번째로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한수원은 월성1호기의 계속 운전을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7월까지 27개월 간 대규모 설비개선을 진행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6월 월성1호기에 대해 "국제적으로 우수한 사례로 증명됐다"는 안전점검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전의 계속 운전여부를 심사ㆍ결정하는 대통령 직속기구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 달여를 앞둔 지금까지도 "심사중"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계속 운전여부에 대한 결론이 빨리 나오긴 힘들 것 같다"면서 "일단 11월20일까지만 운전하고 결정이 나올 때까지 가동중단에 들어가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사실 원전을 향한 국민적 불안과 불신은 극에 달해 있는 상황. 실제로 올해 들어 ▦고리1호기 정전사고 및 은폐사건 ▦납품비리 ▦직원 마약투약 ▦잦은 원전고장 등으로 원전, 특히 노후원전의 계속 운전에 대한 비판여론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때문에 정부 내에서도 "곧 물러날 정부에서 뭘 결정할 수 있겠나"란 얘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사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등이 원전에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상황.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원전에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일단 계속 운전 쪽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 정부로서도 섣불리 승인이냐 폐쇄냐를 결정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당국자는 "대선후보들 사이에서도 원전에 대한 이견이 큰 만큼 차기 정부가 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렇지 않아도 잦은 고장으로 전력수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월성1호기를 아무 결론 없이 무작정 멈춰 서게 할 경우 겨울철 전력대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이채익 새누리당(울산 남구 갑) 의원은 "올해와 내년 동절기 예비전력이 50만㎾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만약 월성1호기가 멈춰 선다면 예비전력 마이너스, 즉 대정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 원전전문가는 "월성1호기의 계속 운전여부는 현 정부가 결정할 권한과 의무가 있다"면서 "책임 있는 정부라면 국민들한테 절전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대선 후보들을 설득해서라도 가부간에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