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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0월 18일] 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필요한 강한 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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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0월 18일] 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필요한 강한 보훈

입력
2012.10.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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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에 근무하면서 국가를 위해 공헌·희생하신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 그리고 국토방위를 위해 군복무후 명예롭게 전역한 제대군인을 자주 만나게 된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그 분들은 국가발전에 이바지한 삶에 대해 강한 자긍심과 남다른 애국심을 갖고 있어서 특히 육군 현역장교로 전역한 나는, 그분들의 국가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심이 감사할 따름이다.

그 분들이 지니신 애국심, 자긍심, 희생정신에 대해 국가의 역할과 함께 국가보훈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예부터 수없는 침략을 받아왔고, 20세기에는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상잔의 비극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세계 어느 민족에게도 뒤지지 않는 강한 애국심으로 역사적인 고비를 슬기롭게 헤쳐 나왔다. 이토록 우리나라가 강인한 생명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강하게 응집된 결과이다. 그러나 국민의 나라사랑하는 마음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에 대한 정성스런 예우와 현실적인 보상 및 지원을 통해 그분들의 자존감과 명예를 드높이면서 국민의 존경과 감사를 이끌어낼 수 있을 때 국민의 애국심은 강화될 것이고 더욱 강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도 국운이 융성한 시기에는 보훈을 중시했음을 알수 있다. 통일신라의 상사서, 고려 고공사, 조선 충훈부 등이 그 예이다.

더 나아가 세계역사를 보면, 보훈은 강대국 존립의 필요조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경관이 가장 빼어난 곳에 국립묘지를 선정해 전몰자를 안장하고 그 자녀들의 교육을 책임졌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을 이룬 징기스칸도 전사자의 자녀를 왕자들과 똑같이 양육하도록 해 부하가 목숨 걸고 싸울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다. 유럽의 패권주자였던 로마는 노병에 대한 보상실시로 유럽 최초 보훈제도를 발전시켰으며, 미국은 전쟁포로와 실종자를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통해 국가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희생의 가치가 존중받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보훈정책은 어떠한가. 1961년 주무부처인 국가보훈처 창설이래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국가보훈대상자에 대한 물질적 보상을 시작으로 숭고한 위국헌신 정신을 기리는 예우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국가보훈 50년을 돌아보면, 군사원호청으로 시작한 보훈처는 다행히 독립부처로 존속은 했으나 장·차관급 등락을 거듭해 왔으며 나름대로 예산의 증가도 이뤄졌으나 아직도 보훈가족의 만족을 주기에는 크게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현재 국가보훈대상자는 208만명, 관련 호국보훈단체 등을 포함하면 1,000만명을 상회하고 있는데, 보훈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 분들은, 보훈처의 위상이 타부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현실을 국가유공자에 대한 홀대로 인식하고, 장기적으로는 국가보훈정책의 후퇴를 우려하며 상실감을 갖고 있다. 중앙행정기관중 '행정 각 부'의 하나인 국가보훈부가 보훈행정을 관장함으로써 자부심을 갖게 되기를 원한다.

우리사회의 지역·세대·계층간 갈등을 해소해 사회를 통합하고 나라사랑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화합에 기여할 수 있는 국민의 정신적 자산, 보훈정신. 이처럼 국가보훈업무가 이제까지 추진해왔던 두가지 흐름인 보상과 예우확대를 넘어 국가유공자의 희생으로 지킨 나라를 더욱 튼튼하고 건강하게 지키고 발전시키면서 국민통합을 추구할 수 있는 고도의 정신적 가치로 성장해야만 더 강한 대한민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보훈이 갖는 가치실현은 그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주무 부처가 행정 각부로서의 동등한 입지를 가질 때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여기에 무엇보다도 국민의 절대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하겠다.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들이 보훈부(部)를 편제해 높은 수준의 보훈에 대한 예우를 실시하고 있음을 눈여겨 볼 일이다.

최완근 서울지방보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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