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따른 가뭄, 태풍 연속내습 등 이상기후 영향이 뚜렷하였다. 특히 올해 볼라벤 등 3개의 태풍이 연이어 한반도에 상륙한 것은 기상관측 이후 최초라고 한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것이 물 관리이다. 얼마나 많은 물이 어떤 목적에 사용되는지, 심각한 환경적 영향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취수 및 사용할 수 있는 양질의 수자원은 얼마나 되는지, 또는 관리 및 인프라의 투자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 있는 국가는 몇몇 선진 국가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더구나 수자원 조사 및 관측활동을 효율화시키고 단순화할 수 있는 새로운 원격감지(Remote Sensing) 및 지리정보시스템(GIS)이 개발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활용하는 나라도 거의 없다.
이에 반해 우리는 물 관리의 선진화를 통해 하천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대도약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완공이 된지 1년이 지난 4대강 사업효과에 대해 아직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올 초부터 계속된 폭염으로 발생한 104년만의 가뭄에도 풍부한 수자원을 확보함으로써 물 부족에 대비하였고, 네 번의 태풍에도 불구하고 4대강 인근 지역의 홍수피해는 과거에 비해 크게 줄은 것만은 사실이다.
먼저 이수(利水)차원에서 효과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낙동강 경북지역에 충분한 물그릇(3.6억 톤)을 확보하였다. 가뭄 발생 전 대구기상관측소 기준 2012년 1~6월 총 강우량은 241mm로 예년의 86% 수준이다. 그러나 4월 이후 보 담수로 약 1m나 더 높은 수위(낙동강 본류 주요 수위관측소 14개소 기준)를 유지해 풍부한 수량이 확보되었다. 이것은 이상기후에 의해 가뭄이 발생하더라도 가뭄에 영향을 받지 않고 물 이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치수(治水)차원에서 홍수대응 효과 또한 짚어봐야 한다. 올해 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 20개 중 4개가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주었으나 낙동강수계 주요지점은 평균 2.4m(낙동 4.1m, 왜관 0.7m, 적포교 2.5m) 수위가 감소하여 홍수소통능력이 증대했다. 동시에 하천수위를 계획 홍수 이내에서 안정적으로 조절하였다. 9월 하루 평균 140mm의 물 폭탄이 있었지만 생활용수의 취수 및 농업용수의 양수 등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다기능보 관리로 수위를 최대 1.1m까지 낮췄다.
이제는 물 관리도 다양한 변화를 하는 세계경제상황에 민감한 금융처럼 선진화되게 관리되어야 한다고 본다.
물은 많아도 문제, 적어도 문제다. 유럽 경제위기에 세계가 불안해하고 있다.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은 자국통화의 약함을 유로화 도입으로 높은 신용등급유지를 통해 많은 해외차입이 가능했다. 물도 마찬가지다. 다다익선이다. 농업용수로도 쓰고 공업용수로도 부족함이 없도록 해서 사회와 경제에 큰 안정을 준다.
그러나, 금융이 너무 크게 되면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위험과 신용위험 등이 뒤따라오듯, 적절하고 체계적인 관리와 국민적 관심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수자원도 사회안전과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돈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금융처럼 우리가 관심과 애정을 보내야 할 분야다. 그렇지 않으면 수자원분야에서도 IMF사태 같은 것이 발생할 수 있다. 이제는 우리도 이상가뭄이 발생하더라도 안정적인 용수공급이 가능하게 됐고, 하천의 수위 유지와 홍수 피해도 예방하게 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4대강 사업으로 지역민들이 쉴 수 있는 쉼터와 문화공간도 마련된 만큼 앞으로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이용하느냐가 더 중요할 것이다.
최병습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장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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