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북서쪽 90㎞ 해상에서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목포해경이 쏜 고무탄을 맞고 숨진 중국선원 장모(44)씨가 사고 직전 톱을 휘두르며 극렬히 저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선박은 선체 양쪽에 수십 개의 쇠꼬챙이를 꽂고 선원들은 칼과 쇠톱, 쇠파이프 등을 이용해 해경에 대항했고, 숨진 장씨는 해경이 발사한 고무탄 5발 중 마지막 탄을 맞은 사실도 확인됐다.
목포해경은 17일 "불법조업 단속 과정에서 고무탄을 맞고 숨진 장씨가 흉기를 들고 저항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물을 확인했다"며 "비교적 영상이 선명해 중국선원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입증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경 현장 단속 요원이 찍은 5분 분량의 이 영상에는 장씨가 단정을 타고 검문검색을 시도하는 해경에 맞서 톱을 휘두르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다. 다른 선원들도 길이 1.2m 정도의 삼지창 등을 휘두르며 극렬히 저항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강성희 목포해경서장은 이날 가진 중국선원 사망사고 브리핑에서 "숨진 장씨가 해경이 발사한 5발의 비살상용 스펀지 고무탄 가운데 마지막 발을 왼쪽 가슴에 맞았다"며 "첫 탄은 조타실을 향해 쐈고, 2, 3, 4탄은 중국 선원 사이로 날아갔으나 아무도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 서장은 이어"장씨의 사망원인이 직접적으로 고무탄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고무탄 사용논란에 대해 강 서장은 "검문검색에 응하고 저항하지 않으면 고무탄을 절대 발사하지 않는다"며 "격렬하게 저항, 단속 요원의 생명이 위험해 매뉴얼에 따라 발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무탄은 그 동안 현장 단속과정에서 주로 사용해왔지만, 사망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었다"고 덧붙였다.
해경이 사용하고 있는 고무탄 발사기는 구경이 40mm로, 비교적 딱딱한 재질의 스펀지 탄환을 사용하고 있다. 상대방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유효사거리가 30m 정도이지만, 실제로는 10m 내외의 거리에서 사용하도록 돼있다. 10m미만의 거리에서 쏠 경우 야구공에 맞을 때 정도의 충격과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아주 가까운 곳에서 사람의 특정 신체를 겨냥해 발사할 경우 두개골 함몰 등의 파괴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사람의 몸에 발사기를 바로 대고 쏘지 않는 이상 사망사고가 발생하기는 어렵다"며"숨진 장씨는 불행하게도 왼쪽 가슴 밑 급소를 맞아 사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목포=박경우기자 gw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