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최근 이북도민체육대회에 참석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물병을 던지고 시위를 벌인 사건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1시50분쯤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30회 대통령기 이북도민체육대회에 참석한 김모(88)씨 등 10여명은 관중석을 돌며 인사를 하고 있는 문 후보를 향해 물병을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하고 불법 시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친북ㆍ종북세력 물러가라' '영토포기 매국행위' '햇볕정책 폐기하라'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10분 동안 시위를 했으며, 문 후보를 향해 "빨리 지나가라 개XX" "밥맛 떨어진다" 등 폭언을 하며 물병을 던지고 물을 뿌리는 등 직접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 후보는 경호원들이 에워싸 공격을 피했지만 주변에 있던 당직자가 눈에 물병을 맞고 취재기자가 이마에 타박상을 입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문 후보는 이 사건에 대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찰은 "대선 후보자에 대해 직접 폭력을 행사하거나 비방하는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을 크게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며 "피해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선거의 자유 방해 혐의를 적용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선거의 자유 방해 혐의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3,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는 범죄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현장에서 확보한 동영상 자료, 시민들이 인터넷 등에 올린 사진,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관련자들의 신원을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확인된 인원은 10여명이지만 조사가 진행되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선거유세장 경비를 강화하고 불법행위는 엄중하게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처벌 대상은 후보자에 대한 직접적 폭력 행사, 계란ㆍ물병 등 물건을 투척하거나 침을 뱉는 행위, 폭언ㆍ욕설ㆍ협박 행위, 피케팅ㆍ구호 제창 등을 통한 후보 비방 행위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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