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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박주영 지독한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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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박주영 지독한 엇박자

입력
2012.10.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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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박주영(27ㆍ셀타 비고) 딜레마에 빠졌다. 믿고 그라운드에 내세우면 침묵한다. 그러나 경험과 소속 팀에서의 활약을 고려할 때 이 만한 공격수가 없다. 마땅한 대안도 눈에 띄지 않는다.

박주영은 1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A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풀타임을 뛰었지만 골 네트를 가르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전 수적 우세를 점했음에도 오히려 결승포를 내주고 0-1로 패배했다.

'최강희호'는 2승1무1패(승점 7)로 이란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에서 앞서 A조 1위를 지켰다. 대표팀은 박주영이 병역 기피 논란으로 출전하지 않은 최종 예선 1차전과 2차전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박주영이 교체 투입된 우즈베키스탄과의 3차전에서 무승부(2-2)에 그쳤고, 박주영이 선발 출전한 이란전에는 패배했다. 지독한 엇박자다.

최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후 박주영에게 변함 없는 신뢰를 보여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던 박주영을 직접 찾아갔고, 지난 2월 쿠웨이트와의 3차 예선 최종전에 발탁하는 결단을 내렸다. 장거리 이동의 부담 탓에 '해외파'의 차출을 제한했던 당시 유럽에서 뛰는 선수 가운데 최 감독의 호출을 받은 이는 박주영과 기성용(23ㆍ스완지시티) 뿐이었다.

하지만 박주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동국(33ㆍ전북)과의 호흡이 매끄럽지 않았다. 병역 기피 논란으로 최종 예선 1,2차전을 거른 박주영은 우즈베키스탄과의 3차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런던 올림픽 출전과 셀타 비고로의 임대 이적 탓에 훈련이 부족했던 박주영은 후반전 '조커'로 투입됐다. 2-2로 맞선 경기 종료 직전 골키퍼와 일대 일로 맞서는 기회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이란전을 앞두고 최 감독은 이동국 제외라는 결단을 내렸다. 박주영이 공격의 중심이 됐다. 그러나 박주영은 침묵했다. 전반 34분 슈팅 시도를 제외하고 거의 눈에 띄지 못했다. 중앙 공격 조합을 이룬 김신욱(24ㆍ울산)은 물론 측면에 위치한 김보경(23ㆍ카디프시티), 이근호(27ㆍ울산)와도 어울리지 못했다. 후반 7분 마수드 쇼자에이가 퇴장 당해 수적 우위를 점하고 측면 공격수가 손흥민(20ㆍ함부르크), 이청용(24ㆍ볼턴)으로 바뀐 후에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박지성(31ㆍ퀸스파크 레인저스)이 태극 마크를 반납한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한국 축구는 그를 대신할 '에이스'를 확보하지 못했다. 흔들리는 팀의 중심을 잡고 위기 때 '한방'을 터트리는 것이 에이스의 임무다.

박주영은 어느덧 팀 내에서 손가락에 꼽는 베테랑이 됐다. 팀 전체를 이끄는 리더 역을 해내야 한다. 이란전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A매치 출전 경험이 가장 많다. 박주영이 '에이스'나 리더로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대신할 적임자를 찾아내야 한다. 브라질로 향하는 여정은 이제 반 밖에 지나지 않았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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