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높은 런던 예술대 중 하나인 런던 컬리지 오브 커뮤니케이션(이하 LCC)은 저널리즘, 디자인, 공연예술, 커뮤니케이션 등에 강한 학교다. 100여 년 전부터 다른 교육 기관과의 통폐합 과정을 거치면서 1962년 현재 위치의 런던 엘리펀트 앤 캐슬(Elephant and Castle)에 런던 칼리지 오브 프린팅(London College of Printing)으로 개교했으며, 2004년부터 LCC로 교명이 바뀌었다.
대학 또는 대학원에서 디자이너들이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해가는 과정 등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 경영학에 이어 서비스디자인학은 디자인 경영의 2.0 버전 정도로 여겨진다. 디자인 경영이 그렇듯이 디자인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비율이 6대 4에 가까울 정도다.
LCC에 개설된 서비스디자인학과는 디자인과 공학의 학제적 교류를 장려하기 위해 영국의 유명 공대 크랜포드 대학과 협력 과정으로 세워졌다. LCC 서비스디자인학과의 앨리슨 프렌디빌 교수를 만나 서비스디자인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들어봤다.
-서비스디자인 학과에선 어떤 학생들 뽑나.
"디자인 전공 학생들의 경우엔 포트폴리오를 보긴 하지만 디자인 스킬보다는 어떤 사고를 하고, 결과물 도출을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더 유심히 본다. 비전공자의 경우엔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살핀다. 일반적인 관점을 벗어난 확장된 호기심이 중요하다. 가령 올해 지원자 중에는 천연염색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가진 학생이 있었다. 재학생은 디자인 전공자가 많긴 하지만 공학, 경제학 등의 배경을 가지고 직장 생활을 하다 온 이들도 많은 편이다. 학제적 경계를 없앤 코스가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다양한 배경에서 모인 이들을 만족시키는 일은 또 하나의 과제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우나.
"경영학도 배우고, 디자이너로 사고하는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의 시각화, 서비스디자인에 필요한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배운다. 또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 일하기 때문에 창의적인 팀워크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가르친다. 서비스디자인 전문기업을 설립할 경우를 대비해 수익모델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이론과 실무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
"LCC에서는 1년 석사 과정으로 총 45주, 3학기 동안 진행된다. 9월 개강하는 1, 2학기에 이론 교육을 받고 이듬해 5월에 주제를 잡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개별 프로젝트도 있지만 산업체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산학 협동 프로젝트가 3분의 1정도다. 리브워크나 싱크 퍼블릭처럼 잘 알려진 서비스디자인 전문기업에서 인턴을 하기도 한다. 처음엔 기관에 학생들이 투입되면 달갑지 않게 생각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학생들에게 인턴 제안을 하고 교수들에겐 프로젝트 제안을 해온다."
-서비스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자세가 무척 중요하다. 여기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시각화하는 드로잉 스킬 등이 필요하다."
-강의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업은 무엇인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수업 중 하나가 '프로토타이핑'(prototyping)이다. 본격적인 양산에 앞서 모형을 제작하는 것이다. 어떤 서비스를 아이디어로 제시했을 때 눈에 보이는 어떤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는지를 시각화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서비스디자인이 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까지라고 보는가.
"서비스디자인이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위험한 생각이다. 모든 문제를 푸는 마스터키는 아니지만 디자인이라는 것이 혁신의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은 강조하고 싶다."
공동기획 : 한국일보·한국디자인진흥원
런던=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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