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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 달리고… 늦지 않았어, 프로야구 선수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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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 달리고… 늦지 않았어, 프로야구 선수의 꿈!

입력
2012.10.1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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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낮 12시 30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설문동 우리인재원 야구장에 각기 다른 유니폼을 입은 남성 30여명이 모였다. 잠시 뒤 독립구단 고양원더스 관계자들에게 연두색(내야수용) 주황색(외야수용) 조끼를 받아 든 이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이날은 고양원더스가 비선수 출신을 대상으로 벌이는 트라이아웃(Tryoutㆍ선발 테스트). 참가자들은 학창시절 짧게 야구부 활동을 했거나 사회인 야구단 소속으로 야구를 즐기는 아마추어지만 소속팀에서는 에이스로 꼽힌다. 트라이아웃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고양원더스에 입단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비록 한국야구위원회(KBO)에는 속하지 않은 독립구단이지만 야구에 대한 못다한 꿈을 펼칠 수 있는 정식 선수가 되는 것이다.

첫 번째 테스트는 베이스러닝. 참가들이 홈 플레이트에서 타격폼을 취한 뒤 1루를 향해 이를 악물고 전력질주하자 누런 흙먼지가 피어 올랐다. 대부분은 홈에서 1루까지를 4초대에 끊었다. 베이스러닝 뒤에는 내야수와 외야수 별로 펑고(Fungo:수비 훈련을 위해 배트로 친 타구)가 이어졌다. 어려운 타구를 잡아낸 참가자들에게는 같은 야구단 동료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마지막 테스트는 각자에게 2분씩 주어진 배팅. 코치가 던져 준 공을 외야로 쭉쭉 날려 보낸 이들은 표정이 밝았지만 헛스윙이나 땅볼 타구를 연발한 참가자들은 못내 아쉬운 듯 고개를 저으며 타석에서 벗어났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열기가 뜨거운 계절에 자신들만의 도전에 나선 참가자들은 대부분 직장인이라 이날 휴가를 내고 왔다. 초등학생 당시 2년간 야구를 한 최고령 참가자 김기남(39ㆍ회사원)씨는 "수비할 때의 긴장감과 타격 시의 짜릿한 손맛, 그리고 선수들간의 조화가 야구의 매력"이라며 "오늘 타격은 괜찮았는데 수비에서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창단한 고양원더스는 몇 차례 선수를 대상으로 트라이아웃을 했지만 이번에는 만 18세~39세까지의 사회인 야구단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17일까지 3일간 실시되는 트라이아웃에는 전국 각지에서 타자와 투수 약 200명이 접수를 했다.

만약 입단을 하면 야구를 전업으로 삼아야 한다. 구단으로부터 야구를 할 수 있는 지원은 받아도 연봉은 매우 적다. 사회적 기준으로 봤을 때 쉬운 결정이 아니겠지만 이들에게는 야구가 더 중요해 보였다. 10년 넘게 사회인 야구단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송인환(30ㆍ언어재활사)씨는 "되기만 한다면야 꿈을 이루기 위해 1년 정도는 치열하게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원더스는 트라이아웃 선발인원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 여러 명이 될 수도, 어쩌면 단 한 명도 뽑히지 않을 수 있다. 전적으로 실력에 달렸다는 의미다. 김광수 고양원더스 수석코치는 "프로에 비해 기술적으로는 떨어지지만 꿈을 향해 도전하는 열정은 참 대단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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