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미 해군 2명이 현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16일 긴급 체포됐다.
16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미 해군 소속 크리스토퍼 브라우닝(23)과 스카이라 워커(23)가 이날 오전 3시30분 오키나와 모 공군기지 인근 길가에서 일본 여성을 성폭행했다.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군 병사가 오키나와 거주 여성을 성폭행한 사건은 1972년 이 섬의 관할권이 일본으로 이관된 이후 7번째이다.
이달 초 미군의 신형 수직이착륙기인 오스프리가 오키나와 후텐마 공군기지에 배치되면서 현지인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일어나면서 여파가 눈덩이처럼 커질 가능성이 있다. 현지 주민들은 오스프리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치 연기를 주장했으나, 미국과 일본 정부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며 배치를 강행한 상태다.
주민들이 이번 성폭행 사건을 오스프리 배치 연기는 물론 오키나와 내 미군 철수 운동으로 연결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키나와에서는 1995년 미군 병사가 12세 소녀를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대규모 반미 시위가 일어났고, 그 결과 미일 양국이 오키나와 주둔 미군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즉각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존 루스 일본 주재 미국대사는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나카이마 히로카즈 오키나와현 지사는 이날 도쿄에서 모리모토 사토시 방위장관과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을 만나 "오스프리를 일본의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도와 달라"고 요구했고, 모리모토 장관은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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