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4개 뜨는 행성이 최초로 발견됐다. 영국 BBC방송은 15일 쌍성계를 도는 행성과 이들을 멀리서 도는 또 다른 두 별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2개의 태양을 가진 행성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4개의 태양을 가진 행성이 학계에 보고된 것은 처음이다. 행성추적 웹사이트 플래닛헌터스(planethunters.org)의 아마추어 천문가 2명이 발견한 이 행성은 사이트 이름을 따 PH1으로 명명됐다.
미국 예일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속한 국제 연구진은 이날 미국 네바다주 리노에서 열린 미국 천문학회 행성과학분과회의에서 아마추어 천문가 카이언 젝과 로버트 갈리아노가 하와이의 케크 망원경을 이용해 처음 발견한 PH1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지구에서 5,000광년 떨어진 PH1은 가스로 둘러싸인 거대한 별로, 지구보다 6배 크며 해왕성과 비슷한 크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PH1은 한 쌍의 항성 주위를 138일 주기로 돌며 이 행성으로부터 약 1,000AU(1AU는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ㆍ약 1억5,000만㎞) 떨어진 곳에서 또 다른 한 쌍의 별이 이들 전체를 돌고 있다. 따라서 PH1의 하늘에서 보면 4개의 태양이 뜨는 셈이다. 옥스퍼드대의 크리스 린토트 박사는 "PH1의 환경은 4개의 태양이 미치는 중력 작용으로 매우 복잡한 상태지만 안정된 궤도를 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학계에서는 행성이 항성으로부터 충분히 떨어져 있다는 전제 하에 2개 이상의 태양을 가진 행성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쌍성계를 도는 행성이 6개 발견됐을 뿐 4개의 항성을 가진 행성이 발견된 적은 없었다. 연구진은 "아마추어 천문가들의 예리한 눈이 없었더라면 이처럼 놀라운 천체 시스템을 고스란히 놓칠 뻔했다"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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